강원 동해안 일대가 산불로 360ha에 달하는 면적이 불탔다. 1996년 이후 12번째 큰 불이다.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 혹은 '양강지풍'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산불로 산림 360㏊가 잿더미가 됐다. 현재까지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피인원은 4230명에 달한다.
영동지역에서는 1996년 이후 이번 산불까지 총 12회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1996년 고성(3762ha) 1998년 강릉 사천(301ha) 2000년 동해안 4개 시·군(2만3138ha) 2004년 속초 청대산(180ha)·강릉 옥계(430ha) 2005년 양양(10141ha) 2017년 삼척(765ha) 강릉(252ha) 등이다. 작년 2월 삼척 노곡(161ha)과 도계(76ha)에 이어 같은 해 3월 고성 간성에서도 356ha가 잿더미가 됐다.
영동지역이 유독 대형산불에 취약한 이유로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 지목된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간성, 양강지풍은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국지적 강풍이다.
국립기상연구소는 2012년 강원 영동지역에 한번 불이 붙으면 대규모로 번지는 이유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밤에 산불이 나면 동쪽으로 퍼지는 속도가 더 빨라 산불 진화를 방해한다. 공기가 차가워지는 밤일수록 산에서 해안가로 부는 바람이 강해져서다.
봄철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이동해 상층 대기가 불안정할 때 바람 세기는 더욱 강해진다. 때문에 영동지역에 피해를 끼친 산불은 대부분 2월부터 5월에 집중됐다.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미시령에는 26.9m의 강한 바람이 계속 몰아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까지 서풍 계열의 바람이 초속 10m 이상, 순간 바람은 초속 20m가 넘게 불 것으로 예보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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