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만 보고도 선수 이름 척척
[ 유청희 기자 ]
원로 배우 강부자는 최근 ‘국민 어머니’에 이어 ‘해머니’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해외 축구의 어머니’라는 뜻이다. 지난달 29일 방송을 시작한 MBC 1인 미디어 생방송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마리텔 V2)에서 뜻밖의 ‘축구 덕후’ 면모를 선보여서다. 강부자는 등번호만으로 해외 축구선수의 이름을 척척 맞히고, K리그 후보 선수의 이름까지 다 외워 탄성을 자아냈다.
1인 미디어 방송의 선두주자로 인기를 모았던 ‘마리텔’이 시즌2로 돌아왔다. 인기 1인 크리에이터의 삶을 조명하며 주목받고 있는 JTBC ‘랜선라이프’, 세계 각국의 1인 크리에이터 영상을 소개하고 소통하는 채널A ‘지구인 라이브’, 스타들과 인기 크리에이터의 협업을 담는 SBS Plus의 ‘렌트채널 님은 부재중’도 방송을 시작했거나 할 예정이어서 한동안 주춤했던 1인 미디어 방송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마리텔 V2’는 강부자의 축구방송을 비롯해 그룹 몬스타엑스 멤버 셔누의 운동방송 등이 뜻밖의 재미를 선사하며 3월 넷째주 화제성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를 차지했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케이블 채널을 망라한 수치다. 시청률은 3.7%(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출연자 간의 순위 경쟁을 없애고 시청자와 소통하며 후원금을 받아 기부하도록 한 것이 암묵적인 자선을 강요한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콘텐츠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랜선라이프’는 MC 이영자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직접 1인 방송에 도전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KBS2에서 6부작으로 방영된 ‘덕화TV’는 배우 이덕화의 1인 미디어 방송 도전기를 담아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9일 방송을 시작한 ‘지구인 라이브’는 이상민 안현모 하하 등 출연자들이 세계 각국의 크리에이터와 화상 연결을 하거나 직접 만나 그들이 촬영한 콘텐츠 영상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다.
오는 8일 첫 방송을 내보내는 ‘렌트채널 님은 부재중’은 연예인이 인기 크리에이터의 방송 채널을 하루 동안 빌려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BJ 감스트·지상렬을 비롯해 먹방 크리에이터 슈기·김희철, 여행 크리에이터 여정·권혁수 등의 조합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1인 미디어 예능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지난해 방송된 JTBC ‘날 보러와요’, MBN ‘어느 별에서 왔니?’ 등은 1%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마리텔 V2’ 첫 방송에선 출연자 김풍이 실시간 방송 중 클럽 ‘버닝썬’ 사건을 농담 삼은 시청자의 반응을 그대로 읽어 빈축을 샀다. 1인 미디어 예능이 이런 우려를 털고 얼마나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지 관심을 모은다.
유청희 한경텐아시아 기자 chungvsky@tenasia.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