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500만원에 팔린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 72년산

입력 2019-04-07 10:27   수정 2019-04-09 18:22

국내 첫 위스키 경매서 낙찰


[ 김보라 기자 ] “1억55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지난 5일 저녁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 국내 최초의 위스키 공식 경매가 열렸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의 최고 연산 한정판 ‘맥캘란 72년 제네시스 디캔터’(사진) 1병. 경매는 7000만원에 시작됐다. 100여 명의 경매 참가자 중 주연태 위스키라이브러리 대표가 최종 낙찰을 받았다. 위스키 경매는 그동안 뉴욕, 홍콩, 런던 등에서 이뤄졌다. 서울에서 첫 경매가 열린 건 국내 위스키 시장이 성숙했다는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스키 경매를 주최한 노동규 에드링턴코리아 대표는 “과시와 접대용 술이던 위스키가 가치소비를 즐기는 20~30대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며 “위스키 시장 전체가 줄어들어도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드링턴코리아는 맥캘란과 하이랜드파크, 글렌로티스 등 싱글몰트 위스키와 스노레오파드 보드카 등을 국내 판매하고 있다.

맥캘란은 에드링턴의 대표 제품이다. 1700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강 유역에서 첫 생산됐다. 지금도 1824년 세워진 증류소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주류 경매에서 최고가 1~4위 기록은 모두 맥캘란이 갖고 있다. 노 대표는 “경제발전 초기에는 코냑, 브랜디 등 만들기 쉽고 병이 화려한 술을 찾고, 이후 선물과 접대용으로 ‘발렌타인 30년산’과 같은 블렌디드 위스키가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그 이후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와인과 싱글몰트 위스키로 이동한다고 노 대표는 덧붙였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100% 보리로 만들고, 한 증류소에서 나온 것만 인정해준다. 맛과 향이 뛰어나지만 생산량이 적어 스카치 위스키 시장 점유율은 약 5%밖에 안 된다. 지난해 국내 싱글몰트 출고량은 7만9256상자(1상자=700mL 12병)로 전년 대비 4.7% 늘었다.

맥캘란을 만드는 에드링턴그룹은 지난해 5월 기존보다 생산량을 약 30% 늘린 새 증류소를 세웠다. 이날 경매에 부쳐진 ‘맥캘란 72년 제네시스 디캔터’는 증류소 증설 1년을 기념해 600병만 제작했다. 국내에 2병이 들어왔고, 나머지 1병은 롯데호텔 시그니엘바가 사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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