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저가공세에 운임은 내려
컨船 12척 추가해 경쟁력 강화
[ 김보형 기자 ] 현대상선이 고유가와 저운임 여파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7일 현대상선이 금융감독원에 낸 2018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선박 연료 도입 가격은 t당 430.34달러로 2017년(327.06달러)보다 23.9% 상승했다. 고유가 탓에 현대상선이 연료 도입에 쓴 돈은 2017년 5359억원에서 지난해 7386억원으로 27.4%(2027억원)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3.9%)을 크게 웃돈다.
운송 비용은 늘어난 반면 운임은 오히려 내렸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컨테이너선 평균 운임은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73.86달러로 2017년(788.24달러)보다 1.8%(14.38달러) 낮아졌다. 2016년(806달러)에 비해서는 3.9%(32.14달러) 떨어졌다. 머스크(덴마크)와 MSC(스위스), 코스코(중국) 등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의 저가 공세 때문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린 글로벌 선사들은 운송단가가 낮은 초대형 선박을 내세워 중소형 업체를 고사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현대상선은 잇따른 악재로 지난해 57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2년(-5096억원)부터 7년 연속 적자다.
현대상선은 대우조선해양(7척)과 삼성중공업(5척)이 건조 중인 2만3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도입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번에 더 많은 화물을 실어 날라 운송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선박은 황산화물 배출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환경규제 대응도 가능해진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해운동맹 재가입도 추진하고 있다. 한 해운사가 세계 모든 노선에 선박을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해운사들은 해운동맹에 가입해 자사가 운항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동맹 소속 해운사 선박을 이용한다. 현대상선과 2M(머스크·MSC)의 전략적 협력관계는 내년 3월 끝난다. 현대상선은 2M과의 계약 연장이나 오션 얼라이언스(코스코·CMA), 디얼라이언스(하팍로이드·ONE)에 가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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