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필립 슈미트 아시아 대표 단독 인터뷰
한국 연기금 공제회에서 20억달러 약정
"성장 성 있는 아시아 투자 비중 확대"
"한국 선 다수지분 투자 수순"
"장기 분산 투자로 세계 경제 둔화 넘을 수 있다"
≪이 기사는 04월08일(17: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 기업과 부동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습니다.”
얀 필립 슈미트 아시아 대표 겸 집행위원회 위원(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주요 자산에 다수지분(majority) 투자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1991년 설립된 아디안은 운용자산(AUM)이 990억달러에 달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운용사다. 현재 20% 가량의 자산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넣고 있다.
슈미트 대표는 “현재까진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와 같은 범아시아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한국에 투자해왔다”며 “재간접펀드(펀드오브펀드), 세컨더리(구주인수) 등 투자 단계를 높이는 과정 상 직접 투자를 확대하는 게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디안의 한국 투자 내 규모는 약 3억달러 가량이다.
아디안은 세컨더리 펀드 분야에서 370억달러의 수탁고를 가진 글로벌 마켓 리더로 꼽힌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3~4년새 아디안의 유럽 사모대출펀드(PDF)와 인프라 펀드 등에 적지 않은 금액을 약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미트 대표는 “2011년 한국의 한 연기금에서 첫 약정을 받은 뒤 4년여 전부터 자금 약정이 대폭 늘었고,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의 수탁자금 규모가 현재 2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아디안은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슈미트 대표는 “곧 아디안의 AUM이 1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이미 성숙한 유럽, 미국 시장보다는 다양한 기회가 있는 아시아에 자산을 배분해야한다”고 말했다. 아디안은 기존에 운영하던 싱가포르와 베이징 사무소에 이어 이번에 도쿄와 서울 사무소를 열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해선 “원만한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1분기 6%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슈미트 대표는 “중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 처우를 개선하는 등 경제 둔화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기회추구형(opportunistic) 투자기회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선 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최근 미국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밝힌 ‘세계 경제의 70%가 성장둔화를 겪을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연착륙일지, 경착륙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슈미트 대표는 “매년 정기적으로 분산투자하는 장기 투자자의 자세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리만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자산의 분산만 잘 돼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아디안의 투자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투자가들이 2~3년새 유럽 투자 비중을 높인 현상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현재로선 자산 가격이 많이 오른 게 사실이지만 채권과 상장주식이 아닌 대체투자에 집중했던 전략이 주효했다”며 “한국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한 부동산과 인프라는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매우 좋은 투자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아디안의 강점에 대해선 “바이아웃 PEF, 사모대출펀드 재간접펀드 등 거의 모든 자산군에서 세계 톱 레벨인 점”을 꼽았다. 슈미트 대표는 “1997년 첫 LBO(레버리지 바이아웃) 펀드를 1억유로 규모로 모집했지만, 현재 7호 펀드가 나왔을 만큼 간판으로 성장시켰다”며 “비교적 늦게 시작한 부동산 펀드는 시장환경이 매우 경쟁적이었음에도 20%대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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