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기업들, 대구로 몰려든다

입력 2019-04-08 18:08   수정 2019-04-09 10:55

연구개발·시장창출 지원
규제개혁 바람타고 '씽씽'

친환경화물차 신규허가 건의 등
市, 일찍부터 관련법 개정 앞장



[ 오경묵 기자 ] 대구시가 전기차 생산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울산의 디아이씨 자회사로 지난해 대구에 생산공장을 준공한 제인모터스(대표 김성문)는 국내 처음 1t 전기화물차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환경부 인증을 받고 판매에 들어갔다. 대구 태산하이테크(대표 권성진)와 중국 자동차부품업체 쑹궈모터스 합작사인 SNK모터스(대표 이방우)는 지난달 합작사 본사를 대구에 설립했다. 태산하이테크의 엔진모듈과 중국산 프레임 등을 결합해 2020년부터 대구에서 1만 대, 군산에서 10만 대의 전기차를 조립·생산할 계획이다. 또 르노삼성과 대구의 대동공업 컨소시엄은 1회 주행거리가 200㎞ 이상인 1t 전기화물차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대구에 전기차 생산기업이 몰려드는 것은 대구시가 전기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법 개정에 나서는 것은 물론 연구개발 및 초기시장 창출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신규 화물차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대구시는 2016년 산업부에 친환경화물차에 대해 신규 허가를 인정해 달라는 건의를 시작으로 법 개정을 건의하는 등의 활동으로 지난해 2월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규제 관련법을 바꾼 덕에 전기화물차 생산기업이 대구를 중심으로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화물차의 초기시장 창출을 위해 쿠팡, CJ대한통운, GS글로벌 등 물류택배회사와 전기차 보급확산 협약을 맺었다.

2012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연구소 기업으로 출발한 그린모빌리티(대표 오승호)는 전기이륜차와 전기삼륜차를 개발해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자동차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이 다양한 제품 개발에 걸림돌이 되자 시는 2016년 행정안전부에 규제개혁 개선과제를 제출했다. 이듬해 전기삼륜차의 길이 기준을 기존 2.5m에서 3.5m로, 최대적재량을 100㎏에서 500㎏으로 변경하는 성과를 냈다. 이 회사는 2016년 직원 4명, 매출 5억원에서 지난해 직원 15명, 매출 50억원으로 성장했다.

2016년 5월 창업한 대영채비(대표 정민교)는 창업 1년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구시 기업성장 지원제도인 프리스타기업에 지정된 후 ‘4대 동시 충전이 가능한 100㎾급 전기차 충전장치 개발’ 등 미래차 선도기술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기술력을 향상시킨 결과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판매처를 고속도로 휴게소와 상업시설 등 전국으로 확대한 결과 지난해 매출 235억원을 달성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가 앞장서서 규제를 풀고 시장 창출을 도와 대구를 전기차 선도도시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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