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진칼 주가 상승에 오너일가 상속세 부담도 껑충

≪이 기사는 04월09일(16: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진칼 주가가 상승하면서 오너 일가의 상속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상장사 주식의 상속세를 산정할 때는 주가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가 결국 고배당으로 상속세 문제를 돌파할 거라 보고 한진칼 우선주의 집중 매입에 나섰다.

9일 한진칼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4200원(13.81%) 오른 3만4600원을 찍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결국 전날보다 250원(0.82%) 떨어진 3만150원으로 장을 마치긴 했지만, 장 초반 매수세가 만만치 않았다는 평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타계한 8일엔 한진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200원(20.63%) 오른 3만4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만 해도 한진칼 주가는 2만5000~2만8000원대를 오갔다.

현행법상 상장회사 주식의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사망일을 기점을 전후로 각 2개월 동안, 총 4개월 동안의 주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조 회장이 타계한 8일을 기준으로 2개월 동안 한진칼 주가의 평균(종가 기준)은 2만6500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8일부터 한진칼 주가가 3만원대를 넘어서면서, 주가가 더 상승할지 여부에 증권업계의 관심이다. 6월 중순까지의 주가를 반영해 유가족들이 납부할 상속세액이 최종 확정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상속할때 적용되는 할증세율(한진칼의 경우 20%)도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한진칼 주가 평균이 2만6000원일 경우 조 회장의 보통주 전량(1055만3258주)에 대한 상속세는 1646억원이 되지만, 3만원일 경우엔 19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진칼 주가 평균이 1000원 오르면 한진칼 보통주를 기준으로 한 상속세가 63억원씩 증가하는 상황이다.

한진칼 우선주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다. 8일 가격제한폭(4950원·29.91%)까지 오른 2만1500원으로 장을 마친데 이어 9일에도 가격제한폭(6450원·30%)까지 뛴 2만795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조 회장은 한진칼 우선주 1만2901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이틀간 가격 급등만으로도 과거보다 상속세 부담이 커지게 됐다. 유가족들이 한진칼로부터 배당을 받아 상속세를 충당할 거란 기대가 일면서,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 매수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대신 주가 상승으로 단기 자금 조달에는 숨통이 틀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유가족들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주식담보대출 가능 액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편 조 회장의 보유분이 82만2729주(지분율 22.19%)인 한진의 주가는 보합이다. 이날 한진 주가는 전날보다 1800원(4.34%) 떨어진 3만9700원으로 마쳤다. 8일을 기준으로 2개월 동안 평균 주가인 4만400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향후 2개월 동안 이 수준에서 주가가 머무른다면 예상 상속세는 약 200억원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