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에 주가 올 18% 빠져
모건스탠리 "마진콜 가능성"
[ 김현석/강동균 기자 ] 테슬라가 판매 부진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설립자 일론 머스크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마진콜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을 때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를 더 넣거나 대출을 줄일 것을 요구받는 것을 말한다.
모건스탠리는 8일(현지시간) “테슬라 판매 부진은 1분기뿐만 아니라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를 3.59달러에서 마이너스 6.5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또 주가가 232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머스크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에 마진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1.76달러(0.64%) 떨어진 273.20달러로 마감됐다. 올 들어 18.2% 급락했으며, 지난 3일 1분기 판매 실적을 공개한 뒤 6.3% 하락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고객에게 인도한 차량이 예상치보다 30% 이상 적은 6만3000대에 그쳤다.
이는 테슬라의 전기자동차에 대한 미 연방정부 보조금이 급감한 탓이 크다. 지난해 7월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20만 대를 넘긴 테슬라는 올 1월부터 연방정부 세금환금액이 작년의 절반 수준인 3750달러로 줄었다. 이 혜택은 오는 7월 1일 1875달러로 또 낮아지며, 내년 1월부터 아예 없어진다.
테슬라가 야심차게 진출한 중국도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고 있다. 중국은 6월 25일부터 전기차에 대한 지방정부 보조금을 폐지하며, 내년부터는 전기차 보조금을 완전히 중단한다. 올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문턱도 높아졌다. 이전에는 1회 충전에 따른 연속 주행거리가 150㎞를 넘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 250㎞ 이상으로 높아졌다.
테슬라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은 2017년 초 기준으로 6억2430만달러다.
모건스탠리는 머스크의 대출금이 현재 8억달러로 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보유 주식 3785만 주 중 1377만 주를 금융사에 담보로 제공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를 감안하면 마진콜 가격은 주당 232.30달러라고 추정했다. 주가가 향후 15% 더 내리면 1377만 주가 시장에서 처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테슬라 전체 주식의 약 8%에 달한다.
머스크는 과거 마진콜 논란에 대해 “대출금을 모두 더해도 내 자신의 순자산가치 100억달러의 5%도 안 된다”며 “필요하면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 지분을 추가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