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로버트 할리에 마약 진술 강요"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마약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로버트 할리는 지난 8일 오후 4시 10분께 서울시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체포됐다.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로버트 할리로부터 혐의를 일부 인정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 또한 마약 반응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자택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가 발견됐다. 간이검사에서 마약이 검출된 것은 최근 열흘 이내에 마약을 투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찰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투약했는지, 과거에도 필로폰을 비롯한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로버트 할리가 최근까지 예능프로그램에 가족과 함께 출연하며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고 장차 좋은 할아버지가 되는 게 꿈이다"라고 밝히며 건실한 모습을 보여온 탓에 이번 마약 투약 사실을 믿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게다가 그는 한국인 하일로 귀화하기 전 미국 변호사로 활동하며 법률에 대해서도 통달해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로버트 할리가 아들의 마약 범죄를 뒤집어 썼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의 아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의혹을 증폭시킨 것은 친구인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의 발언이다.
그는 로버트 할리 체포 직후 "경찰이 증거가 없으면서도 로버트에게 마약 투약에 대한 진술을 강요했다"라고 주장했다.
평소 중독성을 경계하며 술과 커피 등을 마시지 않아왔던 로버트 할리는 1986년 국제변호사로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 등에서 유창한 부산 사투리와 입담을 선보이며 방송인으로 인기를 얻었다. 1997년 귀화해 결혼한 후 세 아들을 두고 있다.
한편 로버트 할리의 마약 투약 소식이 전해지며 방송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로버트 할리는 당장 내일인 10일 방송 예정이었던 ‘라디오스타’에는 ‘여긴 내 구역인데예~?’ 특집에 여에스더, 엑소 첸, MC딩동 등과 녹화를 끝낸 상황이다.
MBC 측은 "결방이 아닌 최대한 편집 쪽으로 가닥을 잡고 마무리 중이다"라고 밝혔다.
출연중이던 TV조선 '얼마예요'에서도 하차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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