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첫 협회장 영예
오는 9월 취임, 임기는 3년
한국형 형사조정制 안착 기여
각국 검사 교육·훈련에도 노력"
[ 안대규 기자 ] 황철규 부산고등검찰청장(사법연수원 19기·사진)이 국제검사협회(IAP) 차기 회장으로 당선됐다. 70여 년 한국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검사를 대표하는 기구의 수장이 나온 것이다. IAP 역사상 아시아지역에서 회장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황 고검장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혼자 힘이 아닌 대검찰청과 법무부, 외교부 등의 도움으로 당선될 수 있었다”며 “한국 검찰의 위상을 높이고 각국 검찰 간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사무국을 둔 IAP는 180개국 검찰이 가입한 세계 유일의 검사 간 국제기구다. 황 고검장은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IAP 연례총회에서 정식 취임하며 임기는 3년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3~5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치러진 회장 선거를 앞두고 황 고검장을 지지하는 서한을 보내고, 작년 아시아·아프리카 순방 때 각국에 협조를 당부하는 등 이번 당선에 ‘숨은 공로자’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황 고검장은 “한국은 검찰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국가”라며 “우리나라 검찰이 만든 ‘형사조정 표준안’이 지난 2월 IAP의 표준모델로 채택된 것도 그 사례”라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IAP 부회장을 맡아온 황 고검장은 한국의 형사조정 절차 등이 담긴 ‘한국형’ 형사조정 제도가 글로벌 표준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IAP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같은 강제 집행력은 없지만 각국 간 형사정책의 마지막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준(準)집행기관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선진국의 우수 제도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며 “IAP 차기 회장으로서 해외 불법 은닉재산 환수, 해외도피자 검거, 증거 교환 등에서 각국 검찰 간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각국의 젊은 검사들에 대한 교육 및 훈련과 교류 강화도 IAP의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황 고검장은 김준규 전 검찰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특수통’이나 ‘공안통’이 아닌 ‘국제통’으로 검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명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미국변호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인천지검 검사,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대검 미래기획단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장인은 김대중 정부에서만 법무부 장관을 두 차례 지낸 김정길 변호사(사법시험 2회)다.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 총장을 이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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