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조항에 대해 사실상 위헌인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리자 여야는 일제히 존중의 뜻을 밝혔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존중하며, 이에 따른 법 개정 등 신속한 후속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헌법재판소는 낙태를 전면금지하여 처벌하는 현행 형법은 위헌이며, 임신 초기 22주를 넘지 않는 낙태는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면서 "그동안 낙태죄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 등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비판과 더불어, 태아의 생명권 보호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맞붙어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는 논란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OECD 가입국 36개 국가 가운데 31개 국가가 임신 초기의 중절이 가능하도록 제도화하고 있으며, UN인권이사회 등도 낙태죄 폐지를 꾸준히 권고해왔다"면서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사회적 갈등을 절충해낸 결정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의 오늘 결정은 시대변화와 사회 각계의 제 요구들을 검토하여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으로써 이제 낙태에 관한 입법을 재정비해야 하는 책임이 국회에 주어졌다"면서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건강한 논의를 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측면, 교육적 측면을 뒷받침하는 데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4(헌법불합치)대 3(단순위헌)대 2(합헌)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위헌을 선언하지만, 해당 법조항의 무효를 나중으로 미루는 것으로 사실상 '위헌' 결정과 같다.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7대2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로써 낙태죄 조항은 1953년 도입된 이후 66년만에 개정 수순을 밟게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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