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진흥公·수자원公도 늘어나
비용 급증…국민부담으로 귀결
[ 성수영 기자 ] 공기업 정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심각한 청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선 공기업이 ‘총대’를 메야 한다는 정부 방침 때문이다. 인건비 급증으로 인한 공기업 경영 악화는 결국 세금 및 공공요금 인상 등 국민 부담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 공공기관 등 338개 공공기관 전체 임직원 수(임금피크제 별도 정원 제외)는 33만2188명에 달했다. 2016년 30만467명에서 2년 새 3만 명 넘게 급증했다. 정부는 올해도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일자리 확대에 나서야 한다”며 공기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2만5000명 이상을 채용하라고 지시했다.
공기업 정원이 늘면서 인건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근로복지공단의 인건비 예산은 2017년 3841억원에서 올해 4654억원으로 2년 새 2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레일네트웍스(28.4%) 중소기업진흥공단(26.4%) 한국수자원공사(17.7%) 한국도로공사(17.6%) 등 다른 공기업도 인건비 예산을 급격하게 늘렸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7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인건비 총액은 2013년 18조8766억원에서 2017년 24조3304억원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정부는 공공기관이 주무부처와 협의만 하면 인력을 늘릴 수 있는 ‘자율정원조정제도’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공기업이 인력을 증원하려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야 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공공부문 비대화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공기관이 채용을 늘리면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구축효과가 있어 되레 경제 활력을 저하시킬지 모른다”며 “당장 고용통계는 개선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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