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이하 BKS)가 DGB금융지주가 매각에 나선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을 인수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대주주인 DGB금융지주와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하이자산운용 하이투자선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BKS를 선정했다. 매각가는 우선협상대상자인 BKS의 추가 재무실사 등을 거쳐 결정될 예정으로 당초 매각 측이 제시했던 12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1999년 설립된 하이자산운용은 운용자산(AUM)이 11조원 대로 국내 20위권 회사다. 부동산 선박 펀드 등 특별자산과 대체투자 분야가 강점으로 꼽힌다. 하이투자선물은 국내외 선물·옵션 거래를 중개하는 국내 다섯 곳 중 하나다. 매각 대상은 DGB금융지주 계열사 하이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하이자산운용지분 94.42%와 하이투자선물 지분 65.22%이다.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을 인수하는 BKS는 지난해 2월 흥국생명보험 신탁사업본부 본부장 출신으로 IB업계 경력 25년인 이병주 대표가 설립한 신생 사모펀드다. 2017년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했던 홍콩계 자산운용사 홍콩자산운용(HKAM) 회장 출신인 케인 양이 최대 출자자로 나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번 인수전엔 BKS를 비롯해 키움증권·키움자산운용 컨소시엄, 무궁화신탁 등이 경합을 벌였다. 키움 컨소시엄은 대체투자 부문 강화를 위해 입찰에 참여했지만 신규 시장 진입을 노리고 베팅한 BKS에 가격 조건이 미치지 못했다. 현대자산운용을 가지고 있는 무궁화신탁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하이투자선물 입찰에만 참여했지만 패키지 매각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고배를 마셨다.
DGB금융 측은 4월 초 본입찰 이후 약 10여일 간 해외 출자자로 구성된 BKS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통과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DGB측이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을 미룰 정도로 대주주적격성 여부를 면밀히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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