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100m 高原의 골프장…하쿠산 봉우리 향해 '시원한 샷'

입력 2019-04-14 14:41  

여행의 향기

日 기후현
데일리구조CC



여름은 골퍼들에게 가혹한 계절이다. 폭염 때문에 골프를 치기 어려웠다면 기후(岐阜)현에 있는 데일리구조CC를 주목해보자. 데일리구조CC는 하쿠산(백산) 연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히루가노 고원 해발 1100m에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여름에 홋카이도보다 시원한 지역을 찾는 골퍼들에겐 이곳보다 더 좋은 데는 없을 것이다. 골프장 근처에는 일본인도 꼭 가보고 싶어하는 명승지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골프와 여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후현으로 여름 골프여행을 계획해보자.

자연지형 탁월하게 활용한 3개 코스

1980년 7월 17일 문을 연 데일리구조CC는 총 9680야드의 27홀을 갖췄다. 스즈키 겐지로가 설계한 코스는 고원의 자연지형을 탁월하게 활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물망초, 연못, 자작나무, 낙엽송, 삼나무 등의 수목림에 둘러싸인 골프장으로 각 코스가 나무들로 구분돼 하쿠산 연봉의 풍경과 조화를 이뤄 편안함과 자연미를 만끽할 수 있는 웅대한 리조트 코스다. 레이크, 리버, 마운틴 3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레이크코스는 평평하고 비교적 쉬운 편이어서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코스다. 리버코스는 데일리구조CC를 대표하는 코스로 전체적으로 업다운이 있고 계절마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수풀림과 아름다운 풀꽃으로 둘러싸여 있는 코스다. 마운틴코스는 데일리구조CC의 챔피언코스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하쿠산 연봉을 바라보며 샷을 날리는 재미가 일품이다. 6번홀부터는 자작나무숲이 펼쳐진다.

데일리구조CC의 호텔은 리조트형 고원호텔이다. 호텔 앞을 나서면 박력 넘치는 하쿠산 연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고원 특유의 청정하고 서늘한 공기, 압도적이면서도 한없이 평화로운 자연은 단지 그 안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호텔에는 노천온천을 비롯해 레스토랑과 커피숍, 가라오케, 매점 등의 부대시설이 있다. 저녁식사는 품격 있는 일본 정식인 가이세키로 차려진다. 최고 육질의 소고기와 새우 오징어 등의 바비큐가 매일 메뉴를 달리해 제공돼 골퍼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다.

‘물의 마을’ 구조하치만과 합장촌

데일리구조CC 근처에는 볼거리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일본 기후현에 있는 구조하치만(郡上八幡)이다. 구조하치만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강과 마을 곳곳의 많은 수로가 흐르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구조하치만을 ‘물의 마을’이라 부른다. 일본 환경청의 명수(名水) 100선에 지정된 소우기스는 구조하치만의 대표적 우물이다. 요시다강에서는 은어를 낚시하는 경관도 볼 수 있다. 마을 한편의 산 위에 구조하치만 성이 있다. 마을 어디에서나 산 위에 있는 하얀 구조하치만 성을 볼 수 있는데, 산길을 따라 천천히 15분쯤 올라가면 구조하치만 성에 도착하게 된다. 구조하치만은 16세기 중엽 구조를 통일한 엔도 기요카즈가 구조하치만산 정상에 성을 쌓은 것을 계기로 발달됐다. 화재로 전소됐다 1933년 재건했다.

해발 약 500m에 있는 시라카와고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눈이 많이 쌓일 것에 대비해 지붕을 삼각형으로 지은 집들이 눈에 띈다.

‘시라카와 지역의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시라카와고에는 눈이 많이 온다. 최고 적설량이 3m나 된다. 마을 사람들은 겨울마다 내리는 폭설에 대비해 눈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독특한 지붕의 집을 지었다. 거대한 목재로 뼈대를 만들고 억새로 이엉을 엮어 지붕을 올렸다. 눈이 흘러내릴 듯한 두껍고 가파른 경사의 지붕은 마치 스님들이 손바닥을 서로 맞대고 합장하는 듯한 모습과 비슷해 갓쇼즈쿠리라고 한다. 뾰족한 세모 모양의 지붕은 눈이 많이 쌓여도 눈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고, 쌓인 눈을 쉽게 치울 수 있도록 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시라카와고에는 갓쇼즈쿠리 민가가 110여 가구 모여 있다. 그래서 합장촌이라 부르기도 한다. 시라카와고 합장촌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독특한 마을이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작은 교토’ 다카야마의 고적한 풍경

다카야마는 교토의 중심지 같은 느낌이다. 교토의 기온거리처럼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마을은 교토보다 한적해서 돌아보는 내내 마음이 넉넉해진다. 다카야마는 고산(高山)이란 뜻으로 주변에 높은 산이 많다. 거리에서 커다란 배낭을 메고 트레킹을 온 외국인을 종종 볼 수 있는 이유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온다. 그래서 근처에 스키장도 많다. 마을은 미야가와를 중심으로 목조가옥이 늘어서 있다. 에도시대 상인이 많이 살아서 상업 중심지로 번창했다.

16세기부터 시작된 다카야마 마쓰리는 일본 3대 아름다운 축제로 꼽힌다. 다카야마 마쓰리는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며 봄에는 히에 신사, 가을은 사쿠라야마 하치만구가 중심이 돼 펼쳐진다. 히다의 전통적이고 세련된 조각을 새긴 야타이(수레)와 정교한 꼭두각시 인형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흥겨운 축제를 벌인다. 거리 곳곳에 세워진 미니 야타이가 마쓰리 열기를 짐작하게 한다.

다카야마에서는 400년 전 만들어진 격자형 시가지가 이채롭다. 또한 번성했던 에도시대에 지어진 거리의 수많은 건물과 주택이 그대로 잘 보존돼 있어 옛날 모습 그대로의 교토문화와 에도시대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중요 전통거리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김하민 여행작가 ufo204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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