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박람회나 사업설명회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건 ‘3무(無)’ ‘4무’라는 홍보 문구다. 가맹비 로열티 교육비 홍보비 보증금 등 프랜차이즈 창업에 들어가는 비용, 즉 가맹금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업체가 많다. 창업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귀가 솔깃한 내용이다. 자연스럽게 ‘가맹비 무’를 내세운 부스에 상담자가 몰려든다.
‘가맹비 무’라는 홍보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프랜차이즈의 힘은 규모의 경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가맹사업 초기에는 점포 수가 많지 않아 물류와 조달 등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되기 어렵다. 가맹금을 받지 않고서라도 규모의 확장을 택하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상황에 맞지 않은 무리한 가맹금 면제 정책이 화를 부르는 것이지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예비 창업자들은 창업 시 가맹금을 얼마나 내느냐부터 따지기보다는 가맹본사의 역량에 맞는 가맹금을 지급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맹금은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사의 영업표지, 즉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다. 창업·경영을 하면서 받는 각종 지원과 교육에 대해 가맹본사에 내는 일체의 금액을 말한다. 개인 창업을 할 경우 혼자서 해야 하는 상품 개발, 브랜드 관리, 마케팅, 원·부자재 수급 업무 등을 가맹본사가 대신해주고 이에 대해 지급하는 일종의 ‘지식재산권’ 비용인 것이다.
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유지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프랜차이즈사업의 핵심이다. 일견으로는 가맹금이 적은 업체들이 창업비용 부담이 적어 좋은 선택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세울 ‘지식재산’이 없어 ‘가맹금 무’ 전략으로 창업자금이 부족한 예비창업자들을 현혹할 소지도 있다.
가맹비와 로열티를 받지 않는 가맹본부가 무조건 좋은 업체인 것은 아니고, 높은 가맹금을 받는 업체가 무조건 훌륭한 브랜드인 것도 아니다. 가맹점주가 낸 가맹금이 돈의 가치를 제대로 하느냐가 관건이다. 가맹본사가 브랜드 가치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가맹점 관리와 교육훈련 등 가맹본사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느냐를 따져보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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