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 반문하자
이 대표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재반문
이재웅 쏘카 대표가 14일 오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장관을 향해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이라고 재반문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12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성장추진본부 민간공동본부장을 하다가 그만 둔 이 대표가 정부의 혁신성장 추진 방식에 날선 비판을 한 데 대해 "(이재웅) 전임 본부장이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사실 역할을 할 수 있었지 않았겠나 생각이 된다,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이라고 반문한 바 있다. 이 대표가 민간본부장 역할을 의지를 갖고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서 도리어 정부를 비판한다는 듯한 늬앙스로 해석됐다.
그러자 이 대표는 자신에게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이라고 반문한 홍 부총리의 말을 인용,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이라고 재반문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제가 의지가 모자랐던 것 인정한다"면서도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텐데 지금 이렇게 혁신성장이 더딘 것은 부총리 본인 의지가 없어서일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통령은 의지가 있으시던데..."라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혁신을 부흥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정부는 민간의 혁신성장을 돕기 위한 임시조직인 혁신성장추진본부를 운용하다 이를 이달 초 정식 조직인 혁신성장추진기획단으로 개편한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앞선 워싱턴 DC 기자간담회에서 기재부 산하 혁신성장추진기획단이 공식 기구로 출범하면서 민간본부장 직제가 없어진 데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민간공동본부장을 맡았던 이 대표의 '의지'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민간인이 꼭 본부장으로 있어야만 혁신성장이 이뤄지고 없으면 안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을 하는 공무원들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천착하느냐가 더 관건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민간보다 공무원의 분발을 촉구했다.
홍 부총리와 이 대표 간 첫 '설전'은 지난 2월로 거슬러올라간다. 기재부 산하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을 지낸 이 대표는 지난 2월 페이스북에서 홍 부총리를 향해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당시 홍 부총리가 서울 영등포 중소기업중앙회 강연에서 카풀 등 차량공유 서비스가 잘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발언하자 “혁신을 하겠다고 하는 이해관계자와 혁신을 저지하겠다고 하는 이해관계자를 모아놓고 어떤 대타협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거냐”며 “공유경제에 대해서 이해관계자 대타협이 우선이라고 한 말은 너무나 비상식적”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해관계자들끼리 타협을 하면 정부는 그것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의 편익보다는 공무원들의 편익만을 생각한 무책임한 정책 추진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카카오의 전신인 포털 다음 창업주다. 지난해 8월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요청으로 혁신성장본부 민간공동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그러나 홍 부총리의 취임 이후인 지난해 12월 “기업에서 할 일을 하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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