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전통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점

입력 2019-04-15 16:25   수정 2019-04-15 16:47

[ 박상용 기자 ] 신세계그룹의 상생 경영은 경쟁력 있는 우수 협력사를 발굴하고 이들 협력사의 판로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경쟁력 있는 협력사들이 포함된 생태계가 확산될수록 그룹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는 지난달 창립 25년 만에 처음으로 협력사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이마트를 통해 상품 판매를 원하는 기업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선발된 협력사는 오는 6~8월 이마트 매장에서 시험 판매를 한다. 상품성이 입증되면 9월부터 정식 납품 계약을 맺는다.

더 많은 업체들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문턱도 낮췄다. 신용평가 등급 기준을 기존 ‘CCC’에서 ‘CC’로 변경했다. 재무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상품 경쟁력만 있으면 우선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대량 납품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에는 시설자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마트뿐 아니라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가전 판매점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 그룹의 다른 유통 채널에도 입점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마트가 협력사 공모에 나선 이유는 기존 상품조달 방식으로는 혁신 상품 발굴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이마트는 지난 20여 년간 바이어의 안목에 주로 의존해 상품을 선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몰, 소셜미디어(SNS), 미디어 커머스 등 다양한 판매 경로가 생기면서 제조사들이 이마트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마트는 이번 공모를 통해 획기적인 상품들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노재악 이마트 상품본부장은 “상품력이 뛰어난데도 인지도가 낮아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운 기업을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아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신세계그룹은 전통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입점시켜 전통시장을 살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상생스토어는 축산·수산·과일·채소 등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선식품을 제외하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매장이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어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016년 8월 충남 당진 어시장에 상생스토어 1호점이 들어선 이후 현재 전국에서 7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경북 구미 선산봉황시장에 들어선 2호점은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상인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로 꼽힌다. 24년간 방치됐던 A동 2층 일부를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꾸미고, 바로 옆에 17명의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청년몰’을 세워 상권을 다시 살렸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현재까지 상생스토어 입점을 정식으로 요청한 시장은 40여 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여 개 시장과 상생스토어 개소를 논의하고 있다. 시장들이 앞다퉈 상생스토어를 유치하려고 하는 이유는 시장 활성화 효과 때문이다. 서울 경동시장은 지난해 4월 시장 건물 2층에 상생스토어가 들어선 이후 같은 층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의 월 매출이 평균 20% 증가했다. 같은해 8월 상생스토어가 들어선 대구 월배시장은 이전보다 방문객 수가 월평균 30%가량 늘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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