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뉴-코나-투싼-싼타페-펠리세이드’
한발 늦은 SUV 시장…올해 빛본다
현대자동차가 마침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 엔트리 SUV인 '베뉴' 등 신차 효과뿐만 아니라 인기몰이 중인 팰리세이드 증산 합의까지 더해져 올해 판매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7일(현지시간) ‘2019 미국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베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베뉴는 ‘트렌디한 디자인의 엔트리 SUV’를 콘셉트로 개발된 신차다. 코나보다 작은 몸집(차체)이 특징이다. 국내에선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첫차를 구매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겨냥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베뉴(엔트리)-코나(소형)-투싼(준중형)-싼타페(중형)-펠리세이드(대형)’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 구성을 마치게 됐다. 투싼을 제외하고, 완전 변경(풀체인지)을 거친 덕분에 상품성이 높다.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가 위 아래로 나뉜 ‘패밀리 룩’을 적용한 점도 긍정적이다.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온 세단 중심 차량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8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RV(레저용 차량) 매출은 지난해 5조5474억원(내수 시장 기준)으로 집계됐다. 2017년 3조697억원보다 80.7% 급증했다.
이 기간 승용(세단)은 10조4656억원에서 9조3273억원으로 10.8% 줄었다. 마진이 높은 SUV가 매출을 올리는 ‘복덩이’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RV는 미니벤과 다목적차량(MPV) 등이 포함되지만 내수에서는 대다수가 SUV나 다름없다.
실제 현대차 코나와 싼타페는 실적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한 해 판매량은 각각 10만7202대, 5만468대였다. 2017년과 비교해 107.5%, 114.5%나 뛰었다. 싼타페는 출시 19년 만에 SUV 최초로 10만 대를 돌파했다.
내부 분위기 역시 어느 때보다 좋다. 현대차는 최근 노동조합과 팰리세이드 증산에 합의했다. 팰리세이드 월 생산량은 6240대에서 8540대로 38.5% 늘었다. 밀린 주문 대수만 4만여 대를 넘어선 가운데 판매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는 11월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2008년 전후로 세단에 집중했다”며 “그 결과 전 세계적 SUV 호황 국면을 타지 못했고, 손익이 악화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는 2017년부터 대형 SUV 개발에 뛰어들었고, 올해는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의미있는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차의 RV 비중이 지난해 28%(20만4693대)에서 올해 34%(25만6280대), 내년에 42%(31만9200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공장 평균 판매가격(ASP)은 지난해 2500만원에서 이르면 내년 3000만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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