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황하나 조사 결과 '홧김에 나온 발언'" 해명
부실수사 정황·경찰 유착 내사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가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는 녹취 내용이 공개됐다. 그는 앞서 "아버지와 경찰청장이 베프(베스트 프렌드)", "경찰 서장실에 다녀왔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 15일 MBC는 황하나가 자신의 고소 사건과 관련해 '남양유업' 회장님을 언급했다.
녹취에 따르면 황하나는 "누구한테까지 지금 전달됐는지 알아? 남양유업 회장님"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미 일은 커졌다"면서 "회사와 부모님까지 들쑤셔 놨는데 우리 쪽에서 어떻게 나갈 것 같냐"고 말하기도 했다.
황하나의 말에 따르면 그의 부모나 집안에서 경찰에 입김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매체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남양유업 측은 "황하나의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황하나는 2015년 한 블로거와 명예훼손 소송을 벌일 당시 지인에게 "우리 삼촌과 아빠가 경찰청장이랑 베프(베스트 프렌드)다. 남대문경찰서에서 제일 높은 사람과 만나고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황하나가 2015년 지인에게 '아버지가 경찰청장과 친하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조사한 결과 '홧김에 나온 발언'이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황하나를 조사했던 수사관의 컴퓨터 IP 등을 조사한 결과 서장실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2015년 8월께 황하나가 남대문경찰서 상황실을 견학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황씨가 일반인 동행자와함께 명예훼손 고소 때문에 경찰서를 찾았을 당시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며 "이에 경무과장이 달래려고 과장실로 황씨와 동행자를 데려갔고, 이후 황씨가 '상황실을 보고 싶다'고 해 데려가서 보여 준 건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경무과장은 황씨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한편 황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을 당시 종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수사를 담당했다가 현재 직무배제된 경찰관들에 대해 경찰은 "현재 이들에 대해 내사 중이며, 부실수사 정황과 유착 등은 앞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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