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공사비 4500만달러 투입
37% 확장한 1만5793㎡ 규모
10월21일에 재개관 예정
[ 은정진 기자 ] “90년 전 설립 당시 ‘미술관을 실험실로 만들겠다’고 했던 알프레드 바 초대 관장의 구상을 새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그대로 담아내려고 합니다. 이곳에서 현대미술의 활발한 움직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글렌 로우리 뉴욕현대미술관장(사진)이 16일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0월 21일 확장·재개관되는 MoMA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MoMA는 6월 15일 전시를 마지막으로 확장 공사를 위해 4개월여간 문을 닫는다. 총 4500만달러가 투입되는 이번 공사를 통해 미술관 내 전시 공간은 기존 1만1519㎡에서 1만5793㎡로 37% 늘어난다. 갤러리 공간을 포함한 미술관 전체 규모는 6만㎡에서 6만9677㎡로 16% 확대된다. 전시관 확대로 전시되는 작품 수도 1500여 점에서 2500점으로 늘어난다.
1929년 미국 뉴욕 맨해튼 53번가에 세워진 MoMA는 매년 300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뉴욕 대표 미술관 중 한 곳이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잭슨 폴락 등의 현대미술 작품과 고흐, 고갱, 세잔, 마네, 모네, 클림트, 샤갈, 마티스, 피카소 등 근대미술 작품까지 총 15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보다 많은 소장품을 선보이기 위해 2004년 11월 일본인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오의 설계로 리노베이션한 것을 포함해 75년 동안 총 일곱 번의 증·개축 공사를 했다.
로우리 관장은 “이번 공사를 통해 단순히 공간만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소장품을 관람객에게 보여줄 것”이라며 “모든 시각예술을 연구하는 실험실로서 작품 전체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관람객 모두와 서로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술관 내에 새로 마련되는 공간 가운데 1층 중심부에 있는 ‘더 스튜디오’는 현대미술의 역사와 오늘날 문화현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음악, 사운드 등을 결합한 각종 라이브 퍼포먼스와 아트 프로그램 공간으로 활용한다. 1층 확장부 갤러리는 맨해튼 미드타운을 지나가는 시민과 예술로 가까워지겠다는 의지를 담고자 모두 무료로 개방한다.
교육을 통해 현대미술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공간도 꾸민다. 2층에 들어서는 교육공간 ‘파울라 애드 제임스 크라운 플랫폼’에선 현재와 과거, 미래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예술작품을 전시한다. 관람객들이 예술작품을 만들어보고 대화 및 협업할 수 있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매일 운영할 예정이다.
전시공간 중 2787㎡는 ‘데이비드 게펜 윙’이란 이름의 갤러리로 탈바꿈한다. 다양한 지역과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여러 매체를 활용한 근현대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현대미술사를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기 위해 6개월에서 최대 9개월 간격으로 선별된 작품을 교체한다. 재개관을 총괄하는 사라 스즈키 MoMA 뉴 뮤지엄 오프닝 디렉터는 “일방적으로 이해시키는 전통적인 방식의 일직선적 미술관 전시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한국 일본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 작가들의 색깔과 목소리를 담아내 관람객과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MoMA가 최근 주목하는 한국 작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로우리 관장은 양혜규 작가를 꼽았다. 그는 “양 작가가 이번 재개관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을 공개한다”며 “많은 관람객이 처음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찾았다가 떠날 땐 양 작가의 작품을 보고 가슴 뛰며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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