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장관 "대성당 예술품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길 것"
[ 정연일 기자 ]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 저녁(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무너지면서 대성당 내부에 있는 문화유산의 소실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중요한 문화유산들은 안전하게 옮겨 보관하고 있지만 일부는 불에 타거나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수아즈 니센 프랑스 문화장관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예술품들을 인근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15일 트위터를 통해 “대성당에 보관 중이던 예술작품들은 화재가 커지기 전 성당 바깥으로 옮겨 안전한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트르담 대성당의 최고 행정 성직자인 파트리크 쇼베 몬시뇰은 “수백 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 가시면류관과 13세기 프랑스 국왕이 착용했던 튜닉(헐렁한 로마식 상의) 등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유산들이 무사한 것은 유산을 보관 중인 성당 성기실이 다행히 화마를 피했고 소방관들이 최대한 많은 문화유산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 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주요 문화재인 ‘노트르담 대형 오르간’과 ‘장미 창’으로 불리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는 무사한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대형 오르간은 중세 시대에 만들어져 수차례 교체와 복원 과정을 거쳐 명맥을 이어왔으며 주요 공공행사 때 연주된다. 중세시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는 세 장 중 한 장만 무사히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는 수많은 성경 속 장면과 인물들을 묘사한 조각품과 조각상, 그림들도 있다. 베드로의 순교, 바울의 개종 등 신약성경 ‘사도행전’의 중요 장면을 묘사한 연작 그림 76장은 프랑스 왕립 회화·조각아카데미 회원들이 1630~1707년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성당을 구하고 보존하기 위해 파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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