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노트르담 5년 내 복원"…40년 더 걸릴 수도

입력 2019-04-17 17:40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
파리올림픽 전 완성 의지



[ 설지연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지난 15일 화재로 손상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5년 안에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선 복원에 10~15년 이상, 최대 40년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재건을 위한 기부가 이어지면서 화재 이후 모금액이 8억8000만유로(약 1조1280억원)를 넘어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엘리제궁 집무실에서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이전보다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라며 “5년 안에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5년 후인 2024년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그 전에 대성당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재로 손상된 첨탑과 목조 지붕을 복원하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밀리 게리 영국 켄트대 중세유럽사 교수는 CBS에 “노트르담 대성당 천장에 1만3000여 개의 기둥이 사용돼 이를 교체하려면 참나무 3000그루 이상이 필요하다”며 “복구에 4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은 점검이 끝나야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 경찰은 이날 노트르담 대성당 개보수 작업에 참여했던 직원과 건물 보안 담당자 등 30여 명을 조사했다. 당국은 방화나 테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의 유물 피해는 당초 우려한 것보다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시면류관과 13세기 루이 왕이 입었던 튜닉(상의), 스테인드글라스로 된 ‘장미 창’, 15세기 파이프 오르간 등도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로 소실된 첨탑 끝의 수탉 청동 조상도 폐기물 더미에서 극적으로 회수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한 기업과 개인들의 모금도 전 세계에서 줄을 잇고 있다. AFP 등에 따르면 화재 하루 만에 기부금이 7억유로 이상 모였다. 구찌 모기업인 케링그룹, 로레알, 정유사 토탈이 각각 1억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2억유로 지원을 약속했다. 프랑스 헤리티지재단은 개인들로부터 200만유로(약 26억원)를 모금했다. 미국에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통해 “화재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액수는 밝히지 않은 채 복원 노력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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