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 PiCK] 농심 신라면 vs 오뚜기 진라면…대한민국 대표 라면은?

입력 2019-04-18 09:47  

#.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과 오랫동안 선택 받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은 소비자 우위 시대에는 기업들의 소통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영 능력의 요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컨슈머 PiCK]은 기업과 소비자 간 소통의 창구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1963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 국민의 '소울푸드'가 된 라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평균 72개로 세계 1위다. 라면을 처음 만든 일본이 1인당 연간 40개를 먹는 것에 비하면 약 2배에 가까운 수치다.

그중에서도 오랫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선택 받아 온 제품은 농심 '신라면'과 오뚜기 '진라면'이다. 된장 라면 일색이던 시장에 1986년 '얼큰한 매운 맛'을 선보이며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던 신라면. 그로부터 2년 뒤인 1988년 소고기 국물 베이스에 마늘, 버섯 등을 넣어 계란, 채소 등 어떠한 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보편적인 맛'을 추구했던 진라면.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맛 찾은 '신라면'

우선 신라면을 보자. 농심은 안성탕면 히트 이후 '후속 제품'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된장 라면밖에 없던 국내 라면시장을 변화시킬 제품이 필요했다. 농심 직원들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표준화된' 매운 맛을 찾아 다녔다. 다진 양념이 들어간 붉은 소고기국밥이 모델이었다.

농심 개발팀은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 맛을 실험했다. 그러나 적당한 맛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당시 개발팀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해답을 찾는데 실마리가 됐다. '다데기'였다. 고춧가루를 중심으로 얼큰한 매운 맛을 내는 다데기를 유명한 음식점들에서 얻었다. 신라면 국물의 탄생이었다.


신라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중에선 비교적 '쫄깃한' 면발을 경쟁력으로 꼽는 의견도 많다. 농심은 얼큰한 매운 맛에 어울리는 면발을 개발하기 위해 200여 종류를 넘게 만들어 테스트를 했다. 연구원들은 하루 평균 3봉지 정도의 라면을 매일 먹었다. 초시계로 시간을 재고 비커와 온도계로 물의 양과 온도를 측정해 가면서 면발을 개발했다. 이전까지 각형으로 된 단면에서 벗어나 얼큰한 국물과 양념이 면에 잘 배도록 단면이 둥근 형태의 원형 면을 만들었다.

매운 맛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척도인 '스코빌지수(SHU·캡사이신 농도지수)'로 보면 신라면은 2700(SHU)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할라피뇨와 유사한 수준이다. 청양고추가 4000(SHU) 정도이며, 맵다고 알려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4400(SHU)이다.

'메가 히트' 제품답게 가격 방어는 잘 되는 편이다. 편의점에서 낱개 구매 봉지라면 기준으로 830원이다. 중량은 120g이다. 신라면은 현재 10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 정상 휴게소에서도 판다. 한국 돈 약 9000원이다. 맥도날드의 '빅맥 지수'처럼 전 세계적으로 '신라면 지수'가 존재한다.

◆계란·채소 등과 잘 어울리는 보편적인 맛 '진라면'

국물이 '진'한 라면이라는 의미의 진라면은 농심에서 신라면을 내놓은 지 2년 뒤에 출시됐다. '진'하다는 표현은 "소고기 국물을 진하게 우렸다"는 데서 나왔다. 신라면이 '얼큰한 매운 맛'을 추구한다면 소고기 국물이 강조된 진라면은 '부드러운 매운 맛'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면발은 신라면과 유사하다. 쫄깃하고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다른 게 있다면 진라면 면발은 사각이다. 꼬불꼬불한 라면 면발을 직선으로 쭉 펴서 길이를 재면 진라면은 약 44m로 50m인 신라면보다 6m가 짧다. 대신 면발 두께가 0.06mm 더 진라면이 두껍다.

처음 개발했던 맛에 손대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던 신라면과 달리 진라면은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했다.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매운 맛을 강화하면서도 국물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스프의 소재를 다양화했다. 밀단백을 추가해 식감을 개선하려는 시도도 했다. 밀단백이 함유되면 더 쫄깃하고 찰진 맛을 내는 효과가 있다.

진라면의 특징 중 하나는 '모디슈머' 라면으로 많이 쓰인다는 점이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라는 뜻의 'Modify'와 소비자인 '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자신의 취향대로 재창조해 즐기는 것을 말한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진라면을 활용한 '소비자 레시피'가 넘쳐난다. 개성이 없어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다른 식재료와 조화를 이룬다는 게 중론이다.


진라면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진라면 순한 맛'이다. 오뚜기는 매운 맛과 함께 순한 맛을 출시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순한 맛은 간장 양념을 기본으로 한 라면이다. 사골국물에 파, 표고버섯, 당근 등이 들어 있어 '구수하다'는 평가를 많이 듣는다.

가격은 신라면보다 저렴하다. 편의점에서 낱개로 구입할 시 봉지라면 기준 720원으로 신라면보다 110원 싸다. 대형마트에선 500원대다. 오뚜기는 2008년 이후 진라면 가격을 11년째 동결하고 있다. 중량은 봉지라면 기준 120g으로 신라면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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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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