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한은은 18일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올해 들어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유지하던 미국중앙은행(Fed)을 비롯해 주요국 통화정책이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기조로 방향을 튼 가운데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가중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의 경우 대다수 전문가가 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를 걸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 이후 나올 수정 경제 전망에 쏠리고 있다. 올 1분기 부진한 실물지표가 줄줄이 발표되고 수출 버팀목인 반도체 경기의 반등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기존 '둔화'에서 '부진'으로 우려 수위를 높여 한은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이어 또 다시 경제 성장 눈높이를 낮출지가 관심사다. 한은은 매년 1·4·7·10월 등 총 네 차례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해 1월 올해 성장률을 2.9%로 제시했으나 같은해 7월, 10월에 각각 0.1%포인트씩 낮췄고, 올해 1월에도 하향 조정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1월 제시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다만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전망치를 기존 2.6%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다소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이 유지 전망의 가장 큰 근거다. 그러나 저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 전망치(기존 1.4%)는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유지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 초반대로 하향 조정될 전망"이라며 "한은 입장에서는 성장률 전망을 논의되고 있는 추경을 살핀 후 7월에 조정을 해도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정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기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유지될 확률이 조금 더 높다"며 "한은이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경제성장률 전망치 조정을 연기할 경우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장률 눈높이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정 경제 전망에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정부가 7조원 이내 규모의 추경 편성을 언급했고, KDI와 기재부는 경기 둔화 우려 인지 및 확장 재정을 통한 대응 타당성을 마련 중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한은 홀로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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