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신규 설립된 특수학교 수가 26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교를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주민들의 반대가 장애학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교육부 2018년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교육대상자 수는 9만780명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08년(7만1484명)과 비교해 2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특수학교 수는 149곳에서 175곳으로 26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특수교육대상자 중 특수학교 및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29.0%에 불과했다.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교육 여건도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교에 재학생 중 왕복 통학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 비율은 44.6%에 달한다. 2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 비율도 7.4%에 이른다. 서울의 한 특수학교 교사는 “장애학생이 왕복 1시간 이상 거리를 홀로 통학하기는 쉽지 않다”며 “장애학생 학부모가 생업을 포기하고 자녀 교육에 매달리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신규 설립이 확정된 특수학교는 주민들의 반대로 개교 일정이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다. 올해 3월 서울 강서구에 문을 열 예정이었던 서진학교는 개교 일정이 두 차례나 미뤄질 위기에 놓였다.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사 관련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사 진행이 지연된 탓이다. 서울시교육청은 9월로 늦춰진 서진학교의 개교 일정을 11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진학교는 2017년 학교개설 문제를 놓고 열린 공청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지역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개교를 호소해 화제가 됐던 학교다. 17년 만에 서울에서 설립되는 특수학교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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