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다…쥐새끼같은 놈" 드러난 트럼프의 '민낯'

입력 2019-04-19 17:27  

[ 주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5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로버트 뮬러 특검 임명 소식에 “내 대통령직도 끝났다”며 절망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나는 망했다(I’m f**ked)”는 비속어를 내뱉기도 했다.

미국 법무부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로버트 뮬러 특검보고서 편집본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민낯’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뮬러 특검을 무력화하기 위해 집요한 시도를 했다.

뮬러 특검을 해임하려고 한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 임명 후 한 달쯤인 2017년 6월 14일 도널드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법무장관 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뮬러 특검이 이해충돌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히게 하라”고 지시했다. 맥갠 고문은 지시를 거부하고 사임했다.

2017년 초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 코미 국장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막기 위해서였다. 코미 국장이 수사 의지를 접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그를 해임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려 하자 “제프,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또 “(마음을 바꾸면) 영웅이 될 것”이라고 회유하기도 했다. 세션스 장관이 끝까지 의지를 굽히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일 그를 전격 해임했다.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등을 돌리자 “쥐새끼”라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의 대면조사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대신 서면답변서만 특검에 제출했다. 그나마 사법방해 혐의나 정권 교체기에 일어난 일에 대해선 답변 자체를 거부했다. 상당수 질문에 “기억이 없다”고 하는 등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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