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량, 보호무역 확산 탓에 10년만의 최악으로

입력 2019-04-22 09:01  

[ 김익환 기자 ] 세계 무역 경기가 10년 만에 가장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가 세계로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무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세계 무역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3개월 이후의 세계 무역량 전망치를 보여주는 선행지수는 작년 동기보다 2% 감소했다. 향후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뜻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이 같은 세계 무역 상황이 2009년 후반 이후 가장 나빠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세계 무역이 올 들어 ‘호황기’에서 ‘불황기’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이 기관은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선 세계 무역의 호황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올해 무역 성장률이 전년보다 0.4%포인트 낮은 2.6%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경제분석기관은 보호무역주의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무역 경기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은 세계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미국은 자국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중국을 정조준해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물렸다. 올 들어서는 유럽연합(EU)과 캐나다로 무역분쟁 전선을 넓히고 있다. EU는 이달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실행을 검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110억달러(약 12조5000억원) 규모의 EU산(産) 제품에 고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1940년대부터 세계 경제 질서의 근간이던 자유무역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호무역은 어떤 부작용을 낳고 자유무역은 세계 경제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은 어떤지 등을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김익환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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