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김현진 연구원
고혈압 위험 1.7배 증가
[ 이지현 기자 ]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대표적 원인 중 하나인 복부비만이 있는 남성은 미세먼지(PM 10)를 더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고혈압 위험이 더 높아졌다.
박진호 서울대병원 교수(사진 위)와 김현진 국립암센터 연구원(아래)은 2006~2014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은 성인 남성 1417명을 분석했더니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복부비만 수준과 대기오염 노출 정도, 고혈압 위험 등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 대상자의 내장·피하 복부지방 단면적을 측정했다. 건강검진 받은 사람들의 주소지와 가까운 에어코리아 측정소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고혈압 위험은 1.3배 높아졌다.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140㎜Hg, 이완기 90㎜Hg 이상으로 계산했다. 내장지방이 많은 사람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했다. 복부 내장지방 단면적이 200㎠를 초과한 사람은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했을 때 고혈압 위험이 1.7배 더 늘어났다. 복부 내장지방 단면적이 100㎠ 이하인 사람은 미세먼지가 증가해도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다. 복부 내장지방이 많은 성인이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고혈압이 생길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세먼지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혈관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혈관 내피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지방세포는 염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사이토카인도 분비한다. 김현진 연구원은 “미세먼지가 내장지방 세포와 결합하면 염증 반응이 생기고 산화 스트레스가 활성화돼 고혈압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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