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리 기자 ] 삼성전자는 8년째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폴더블폰 출시 연기는 이런 선도업체로서 받는 압박을 말해준다. ‘세계 최초’란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이 채 완성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는 무리수를 두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세계 첫 폴더블폰 출시를 통해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하고 혁신기업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었다. 삼성전자 외에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애플 구글 등도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오는 7월 아웃폴딩 방식의 ‘메이트X’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타이들을 지키려면 5~6월께엔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이번에 결함 문제로 출시 일정을 늦춘 만큼 ‘선도업체’란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
샤오미는 양쪽 끝이 바깥으로 접히는 더블폴딩 방식의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애플도 폴더블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미국 유리 제조업체 코닝에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하기 위해 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는 점에서다. 애플 폴더블폰에 코닝의 ‘폴더블 글라스’가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가운데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것도 삼성전자가 조급하게 제품을 출시한 배경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는 삼성, 2위는 애플, 3위는 화웨이다. 삼성은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선 삼성전자가 애플에 밀린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Ⅹ부터 시작한 고가 전략이 성공을 거둬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중국 업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갤럭시S·노트 등 플래그십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에 신기술을 먼저 적용해 중국과 아시아 신흥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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