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는 아파트값 하락과 거래 둔화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격 분석 결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해 4분기 대비 0.8% 하락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모두 거래가 있었던 아파트 2만1438건을 분석한 결과 지역별로는 울산(-2.4%) 강원(-1.9%) 서울(-1.7%) 순으로 하락했다. 특히 정부의 규제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대전(1.3%)과 전남(1.0%) 광주(0.6%) 세종(0.1%)은 전분기 대비 소폭이나마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울산은 지역 기반산업 침체로 북구(-4.2%) 동구(-3.2%) 울주군(-2.6%) 등 시 전역의 아파트값이 하락했고, 강원에서는 양양군(-4.4%)과 원주시(-4.3%)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원주는 교통 여건 개선과 기업도시,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호재로 가격이 급등한 지역이나 상승 재료가 소진되면서 조정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는 강동구(-5.1%) 송파구(-4.6%) 광진구(-4.5%) 강남구(-4.0%)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공급 물량이 많고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 위축 탓이다.
전국 아파트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가격 변동성이 민감하게 나타났다. 거래금액이 3억원 이하, 3억~5억원 이하 아파트는 1분기에 각각 0.7% 하락한 반면 5억~9억원은 1.7%, 9억~12억원은 5.3%, 12억원 초과는 5.4% 떨어져 9억원을 경계로 아파트값이 비쌀수록 하락률이 컸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전용 139.6㎡는 지난해 10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1분기에는 12억5000만원, 13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166.98㎡는 지난해 4분기 25억7000만~28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거래가는 21억~22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면적별로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률이 달라졌다. 3~4인 실수요가 많은 전용 60~85㎡는 0.2% 하락에 그친 반면 임대용 투자 수요가 많은 40㎡ 이하는 1.2%, 135㎡ 초과 대형 아파트는 0.8% 떨어졌다. 1~2인용 소형 아파트와 대형 아파트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가격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셈이다.
올 1분기에 거래된 아파트 7만7311건의 평균 거래가격은 전국 2억3686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 2억6815만원에 비해 3129만원 낮아졌다. 서울도 지난해 4분기 6억4000만원에서 6억1000만원으로 떨어졌고, 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3억1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3000만원 낮은 금액에 거래됐다. 중소형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되면서 전반적인 거래금액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강남구는 평균 매매가가 지난해 4분기 15억2000만원에 비해 1억원 이상 높은 16억3000만원이었고,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8억9000만원에서 10억5000만원으로 거래금액이 높아져 고가 인기 아파트의 거래 빈도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서울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자치구는 노원구(411건)였다. 구로구(268건), 은평구(237건) 등 서울 외곽지역도 거래량이 많았다. 개별 단지 중에서는 금천구 시흥동 관악산벽산타운5단지 전용 84.97㎡가 1분기에 12건 거래됐다. 이어 강남구 대치동 은마 76.79㎡와 강북구 미아동 에스케이북한산시티 59.98㎡가 각각 11건 거래됐다. 경기도에서는 수원시(2091건)의 거래량이 가장 많았고 용인시(1489건), 고양시(1430건), 화성시(1265건), 부천시(1100건), 남양주시(1095건) 등의 순이었다. 다만 계약 후 2개월 이내에 신고하도록 돼 있어 실제 2~3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혜현 <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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