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 높다면 서울 역세권…분양가 저렴한 공공분양 노려라

입력 2019-04-24 17:10  

상반기 알짜분양 청약 전략

가점 50~60점대 청약자라면
역세권 중소형·대단지 공략을
청량리역·성북 길음동 등 주목



[ 이유정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이 잇따르면서 청약시장의 분위기도 예년과 사뭇 다르다. 공공택지 등 분양가가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한 지역엔 수요가 몰리는 반면 서울 내 인기 지역에서도 자금 마련을 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주택 실수요자는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보다 청약을 통한 내집 마련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분양이 많은 데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분양시장이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강화된 청약 규제와 양극화 현상을 감안해 자신의 청약 점수와 적정 분양가, 입지 등을 분석해 ‘선별 청약’ 하는 전략이 필요할 전망이다.

가점 높다면 서울 역세권·대단지 공략

올해 분양시장을 통해 상반기에만 10만4000가구, 한 해 동안에는 전국적으로 약 20만8000가구(오피스텔, 임대주택 제외)의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50~60점대로 청약가점이 비교적 높은 예비 청약자라면 합리적 분양가의 서울 역세권 중소형 평형이나 규모가 큰 단지를 눈여겨보는 게 좋다. 대표적 재건축·재개발 단지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에선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와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에 이어 1425가구에 달하는 ‘롯데캐슬SKY-65’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최대 60% 저렴한 공공분양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높은 경쟁률이 예상되는 만큼 해당 시에서 1년 이상 거주해야 당첨 확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음달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 ‘과천제이드자이’(647가구)가 공공분양을 준비 중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롯데캐슬 클라시아’(2029가구), 경기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1153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수도권에만 23개에 달한다.

아울러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등 특별공급을 잘 활용하고 청약 자격과 가점 기준을 숙지해 당첨 확률을 높여야 한다. 청약가점 점수만 정확하게 계산해도 확률이 높아진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사이트에서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일을 입력하면 청약가점을 계산할 수 있다. 점수를 잘못 계산해 ‘부적격자’가 되면 1년 동안 청약 신청을 할 수 없다.

수도권은 인기 청약지인 만큼 규제도 많다. 투기과열지구 청약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전매제한 기간과 청약 1순위 자격이 다르다. 전용면적 유형에 따라 가점·추첨제 비중이 달라지기도 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수, 세대주 및 과거 5년 내 재당첨 여부, 분양 및 입주권 보유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1순위보다 ‘핫’한 무순위 청약

청약가점이 낮거나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진 1주택 교체 수요는 미계약분을 노려볼 수 있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히면서 무순위 청약 기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무순위 청약은 입주자 모집공고 후 미분양, 미계약 등이 발생하는 물량을 선착순 혹은 추첨으로 분양하는 것이다. 예전에도 무순위 청약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미분양 건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바뀐 청약제도를 숙지하지 못한 부적격 가구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미계약 가구가 많아졌다”며 “인기 단지임에도 잔여 가구가 속출하면서 일명 ‘줍줍(줍고 줍는다)’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무순위 청약은 자격제한이 거의 없다. 청약통장이나 가점 등이 필요 없고 만 19세 이상의 조건을 갖추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부적격 세대로 분류되는 청약 재당첨 제한도 없으며 가구주 및 거주지역 기준도 유연하게 적용된다.

절차도 간편해졌다. 지난해 발표된 ‘주택공급규칙’ 변경안에 따라 기존에는 개별 단지에서 진행됐던 미계약 잔여 가구 모집을 2월부터는 인터넷에서 할 수 있다. 단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역에서 잔여 물량이 20가구 이상인 경우만 적용된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청약가점이 낮아 당첨 가능성이 작거나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청약 기회조차 없는 수요자라면 무순위 청약을 활용할 수 있다”며 “단순히 대출이 어렵거나 부적격 세대가 많아 미계약이 난 것인지, 분양가나 입지 상품력이 다른 단지 대비 경쟁력이 떨어져 그런 것인지를 잘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사 연체이율 따져봐야

청약제도가 무주택자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고 해서 ‘묻지마’ 청약은 금물이다. 최근 서울권 주요 단지에서 미계약이 속출한 것도 제대로 된 자금 마련 계획 없이 무턱대고 청약에 참여해서다. 이 경우 일생에 한 번뿐일 수 있는 청약 기회를 날리게 된다.

특히 분양가 9억원 이상 물량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어려워 계약금 등 분양대금 마련에 유의해야 한다. 건설사들이 직접대출에는 소극적이긴 하지만 연체이율이 낮다면 당장 몫돈이 없더라도 도전해볼 수 있다. 중도금 대출을 받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이달 말 방배그랑자이를 분양하는 GS건설의 경우 연체이율을 시중금리 수준인 5%까지 낮췄다. 시중에서 4.5%의 이율로 대출받는 것과 비교해 이자 부담이 크지 않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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