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후계 리스크 논란
[ 강동균 기자 ] 최근 공개석상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사진)이 연이어 포착되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한 데다 차기 후계자도 지명하지 않아 중국 지도부의 후계 구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지난달 유럽 순방에 이어 전날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열린 해상 열병식에서도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였다”고 24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가 내보낸 영상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의장대를 사열하면서 다소 부자연스럽게 걸었다. 열병식을 위해 배 위에서 걸을 때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절뚝거렸다.
시 주석은 지난달 말 이탈리아와 모나코,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을 때도 걸음걸이가 평소보다 느리고 약간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할 때는 의자 팔걸이에 힘을 주면서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WSJ는 “이를 지켜본 중국인과 중국 주재 외교관, 중국 분석가들은 시 주석이 뭔가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시 주석이 관절 등에 요산염이 쌓여 생기는 통풍에 걸렸거나 고혈압, 허리 디스크, 당뇨병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는 시 주석의 건강상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올해 6월 66세 생일을 맞는 시 주석은 그동안 특별히 건강 문제가 불거진 적은 없다. 하지만 아직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 주석의 유고 사태가 벌어지면 권력 투쟁 등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WSJ는 “외국 정보기관들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시 주석의 건강 문제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역사학자인 장리판은 “시 주석에게 질병이나 문제가 생기면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시 주석 이후의 후계 불확실성이 중국의 정치 및 사회 시스템에 대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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