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활짝 핀 순간 포착…행복과 성공의 절정 붓질"

입력 2019-04-25 17:34  

중견화가 박현옥 아이네트코리아 대표 개인전


[ 김경갑 기자 ]
“가슴에 켜켜이 쌓인 상념과 추억의 파편을 붓 가는 대로 화면에 옮깁니다. 내 속의 환영과 내밀한 속삭임을 그린다고나 할까요.”

서울옥션이 운영하는 프린트베이커리 서울 삼청점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중견화가 박현옥 아이네트코리아 대표(64)는 “앙리 마티스가 자신의 그림에 대해 쉼을 주는 ‘안락의자’라고 한 것처럼 늘 평범한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붓끝으로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꽃과 소나무 그림으로 유명한 박 대표는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의 부인이다. 이화여대 의류학과와 미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교단 생활, 회사 업무 탓에 그림 그릴 엄두도 못 냈지만 1990년대 초 늦깎이로 시작해 25년의 미술 인생을 힘차게 달려왔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푹 빠졌던 그는 집안의 반대로 화가의 꿈을 접었다가 교단에서 자리를 잡고 난 다음 붓을 들었다. 1999년 첫 개인전을 연 그는 시카고, 홍콩, 로스앤젤레스, 대만, 싱가포르, 두바이 등에서의 전시와 아트페어(미술장터)에 연달아 작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2007년에는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에스파스 퀼튀르’(문화공간)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조명장치 유통업체 아이네트코리아를 이끌면서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 주제는 ‘봄날, 오후(spring afternoon)’.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벚꽃을 포착해 물감을 두툼히 쌓아 질감을 살려낸 근작 15점을 걸었다.

끊임없이 자연과 교감하는 그의 꽃 작업은 예쁘고 화사한 부분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화면에 수놓아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꽃그림은 독창적이다. 실제로 그가 그린 벚꽃은 비교적 흔한 꽃이다.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평범한 꽃이지만 삶의 절정(성공·행복)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만개한 순간을 화면에 화려하게 풀어냈다. 두텁고 까칠한 물성을 살려 입체감을 만들어내서인지 연분홍 벚꽃나무 작품에서는 생동감과 고졸미가 넘친다. 서로를 경계하거나 배척하는 기미도 없이 활짝 웃고 있는 꽃들은 고단한 현대인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듬뿍 안겨준다.

박 대표는 “사람살이가 항상 즐겁고 행복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에 꽃을 즐겨 그린다”고 했다. “행복이란 거대하거나 웅장한 게 아닙니다. 자신을 돌아보며 세상을 평안한 마음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여유죠. 아름다운 꽃을 보면 캔버스에 담고 싶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세월이 잠시 멈춘 것처럼 활기가 돌고 집중력이 생깁니다.”

그는 미술 재료에도 10년 단위로 변화를 주고 있다. 초창기에는 석채(돌가루)를 활용해 그리다가 2000년 이후에는 유화로 다양한 꽃 작업을 했다. 2010년 이후에는 전통 재료인 옻칠과 석채, 서양 재료인 유화를 혼합해 캔버스에 자연을 채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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