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익환/서민준 기자 ] 1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 수준인 0.0~0.3%를 크게 밑도는 -0.3%까지 추락하자 한국은행이 이르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 논의에 착수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지난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1.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암시했다. 통화정책 방향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해나가겠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까지 검토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성장과 물가 흐름 등이 어디로 갈지 지켜보면서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이 총재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금리 인하론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가 더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데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도 정책금리 인상을 멈추고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 압력도 크지 않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를 기록한 데 이어 2월(0.5%), 3월(0.4%)에도 0%대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시점은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돈 이유를 일시적 충격으로 보고 있는 만큼 당장 논의에 착수할 가능성은 적다”며 “2분기 경제 지표도 두드러지게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하반기에 금리 인하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물가가 부진한 데다 한·미 정책금리도 역전된 것을 고려할 때 한은도 인하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서민준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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