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줄자 추락하는 테슬라…1분기 7억달러 이상 적자

입력 2019-04-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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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판매량 31% 격감
매일 현금 1000만달러 증발



[ 김현석 기자 ]
“테슬라의 실적 악화는 미리 경고됐지만, 막상 드러난 ‘어두운 현실(실적)’은 투자자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월스트리트저널)

테슬라의 올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규모가 7억달러에 이르는 데다 매일 1000만달러(약 115억원)에 달하는 잉여현금흐름이 증발하면서 증자를 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보조금 감소와 운송 차질 ‘직격탄’

테슬라는 24일(현지시간) 올 1분기에 7억210만달러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적자가 모델3 생산에 어려움을 겪던 작년 1분기(7억900만달러 손실)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시장은 3억100만달러 적자를 예상했지만 실제 손실 금액은 이보다 두 배 많았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37% 감소한 4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예상(51억9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실적 악화 원인은 두 가지다. 1분기 고객에게 인도한 차량대수는 6만3000대로 작년 4분기(9만966대)보다 31% 감소했다. 모델3 인도량이 5만900대로 예상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고가로 마진이 좋은 모델S와 모델X의 인도량이 1만2100대로 전분기(2만7600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테슬라 전기차에 주는 미국 연방정부 세금환급액이 1월부터 작년의 절반인 대당 3750달러로 줄어든 여파가 컸다. 지난해 7월 누적 판매량 20만 대를 넘긴 테슬라는 보조금 혜택이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만든 모델3를 유럽과 중국으로 운송하는 데 큰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2분기엔 9만~10만 대를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말 모델S, 모델X의 가격을 내린 뒤 주문이 늘어 공급량을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자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차량 인도 증가와 비용 절감이 효과를 내면서 2분기엔 손실을 크게 줄이고 3분기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금흐름 악화로 증자 가능성

뉴욕타임스는 테슬라의 판매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7월 또다시 절반인 대당 1875달러로 축소되고 내년 1월엔 아예 사라진다. 게다가 포르쉐, 아우디 등 고급차 브랜드의 전기차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가 이들 브랜드의 전기차를 사면 보조금을 대당 75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실적 악화 등으로 테슬라의 보유현금은 1분기 말 22억달러로 전분기 말(37억달러)보다 40%가량 감소했다. 테슬라에 있어 현금은 매우 중요하다. 내년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 전기트럭인 세미(Semi) 등 신차를 생산할 계획인데, 여기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잉여현금흐름은 1분기 동안 9억1950만달러 감소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로 추가 자본조달 없이 성장할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이날 그는 “자본을 조달하는 게 지금 시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증자 계획을 내비쳤다.

다만 자금조달이 계획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애널리스트들과 불화를 빚었으며,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실적 악화 소식이 전해진 이날 테슬라의 7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연 8.51%까지 치솟았다. 만기가 같은 미 국채와의 금리차는 역대 최고 수준(618bp·1bp는 0.01%포인트)으로 벌어졌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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