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보다 신청자 3배 많아
방배그랑자이 흥행 조짐
[ 안혜원 기자 ] 이달 초 서울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사전 무순위 청약에는 1만4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1순위 청약자 수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이처럼 최근 분양시장에 청약통장을 쓰지 않는 무순위 청약이 관심을 끌고 있다.
29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사전 무순위 분양을 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1만4376건의 신청서를 받았다. 일반분양 물량(1120가구)이 모두 미계약되더라도 경쟁률이 12.8 대 1에 달하는 수준이다. 1순위 청약자 수(4857명)를 크게 웃돈다. 사후 무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에도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미계약분 174가구를 분양받기 위해 5835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33.5 대 1로, 앞선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11 대 1)의 3배를 넘었다.
무순위 청약은 자격 미달 등의 이유로 부적격자로 당첨이 취소되거나 계약 포기에 따른 잔여 물량을 분양하는 제도다. 무순위 청약엔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당첨자는 추첨으로 결정되며 당첨돼도 이력이 남지 않아 다른 물량에도 1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절차도 간편하다. 지난해 발표된 ‘주택공급규칙’ 변경안에 따라 기존에는 개별 단지에서 했던 미계약 잔여 가구 모집을 2월부터는 인터넷에서 할 수 있다. 단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역에서 잔여 물량이 20가구 이상인 경우만 적용된다.
복잡해진 청약제도와 대출 규제로 인해 계약을 포기하는 청약 당첨자가 늘면서 무순위 청약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분양가 9억원 이상 단지가 속속 나오는 점도 무순위 청약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 고분양가 단지에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는 대부분 청약가점이 낮은 자산가나 1순위 기회가 차단된 유주택자가 많기 때문이다. 5월 분양 일정에 들어가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방배그랑자이’ 역시 다음달 2~3일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방배그랑자이의 가장 작은 전용 59㎡ 분양가격은 10억1200만~12억3000만원 수준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방배그랑자이가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기 전부터 관련 문의가 이어졌다”며 “사전 무순위 청약이 흥행하면 홍보 효과가 커져 본 청약에서도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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