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의 '먹튀' 방지 위해 가맹점 영업 시작 후 인출 가능

입력 2019-04-28 15:34   수정 2019-04-28 16:07

성공 프랜차이즈 - 가맹금 예치금제


고품질 삼겹살로 인기를 끌며 가맹점 숫자가 200여 개에 이른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 A. 이 회사는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5000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가맹사업 희망자로부터 예치 가맹금을 받고도 이를 쌓아두지 않고, 정보공개서를 사전에 제공하지 않아서다.

A사는 경쟁이 치열한 돼지고기 시장에서 고급화, 차별화로 성공한 대표적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예비 가맹사업자의 관심을 받는 소위 ‘뜨는 브랜드’였는데도 가맹본부가 기초적인 가맹사업법 규정을 어긴 게 드러난 것. A사는 이에 대해 “대부분 가맹사업을 시작하는 초창기에 일어나거나 기존 가맹점주가 또 다른 가맹점을 추가 개설하면서 규정을 오해해 벌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가맹점 개설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은 A사가 받은 처벌 중 가장 무거운 ‘가맹금 예치 의무 위반’에 주목해야 한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와 가맹사업 희망자가 가맹계약을 맺을 때 가맹금을 가맹본부가 직접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가맹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했다가 가맹사업 희망자가 정상적으로 가게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하고 난 뒤 가맹본부가 가맹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맹금 예치제도’는 가맹계약을 맺은 사업자가 영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가맹본사가 가맹금을 받고 사라지거나 개점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막자는 취지로 생겨났다. 외환위기 이후 프랜차이즈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떴다방’ 같은 브랜드가 범람한 탓이었다. 2008년부터 시행됐지만 여전히 많은 가맹본부가 이를 위반해 공정위로부터 처벌을 받고 있는 규정 중 하나다.

이 제도를 간단히 정리하면 정보공개서 제공 후 14일 전에는 어떠한 명목의 금전도 가맹본부에 직접 지급하지 않아야 한다. 가맹계약 체결 후 개점 전까지 지급하는 가맹비는 가맹본사가 금융기관장과 공동명의로 개설한 계좌에 납부하면 된다. 예치된 가맹금은 개점 전 또는 2개월 동안 가맹본사 임의로 출금이 안 된다.

예치가맹금은 일반적으로 가맹비, 교육비, 개점행사비, 보증금 등이 포함된다. 가맹계약 체결 전에 내는 계약금, 상권 조사비용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인테리어 시공비용이나 물품 공급비용 등은 제외된다. 가맹비를 개점 이후 지급하거나, 가맹본사가 피해보상 보험증권을 지급해주는 경우에는 직접 본사에 내도 된다. 기존 가맹점을 양수할 때도 가맹금 예치 의무가 없다.

금융기관을 직접 찾아가는 불편은 있지만 은행을 찾아 ‘가맹금 예치신청서’를 작성한 뒤 은행이 발급해주는 예치증서를 보관하는 것이 혹시 있을 위험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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