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국제 스마트그리드 대회서
3년 연속으로 우수상 수상
세계적으로 기술력 인정받아
[ 서민준 기자 ] 한국전력공사(사장 김종갑)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란 본연의 업무를 넘어 에너지 신산업을 개척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과의 접목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에너지·전력산업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다. 유망 에너지 신산업 기술 개발과 사업 모델 다각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해 에너지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 국제 대회 3년째 우수상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전기 공급·소비 효율을 끌어올리는 신산업 분야다. ‘국제 스마트그리드 기술 경진대회’라는 국제적인 권위를 지닌 대회도 매년 열린다. 한전은 이 대회에서 2016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전의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랐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한전의 에너지 종합관리시스템(K-SEM)은 전기, 가스, 열 등 소비자의 다양한 에너지 사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 뒤 최적의 에너지믹스를 제시한다. 난방을 예로 들면 ‘오전 9~11시엔 전기를, 오후 2~4시엔 가스를 사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모든 것은 공장이나 건물 내 설비 운영 제어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설비 상태를 분석해 이상 여부를 감지하고 고장을 예측해 피해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한전은 K-SEM 시스템을 2017년 사무실과 대학, 공장 등 21곳에 보급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5곳에 보급했다. 한전 관계자는 “K-SEM은 에너지 효율 향상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에도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총력
대표적 친환경차인 전기자동차 확산도 한전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집중 추진하고 있다. 공용주차장이나 쇼핑몰 등 공공장소와 연계한 공용 충전소, 국민 대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아파트용 충전소 등 다양한 모델의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2022년까지 공용 급속충전기를 총 3000기 보급하는 게 목표다. 민간 충전 사업자가 한전의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었다.
지난해 3월엔 전기버스에 특화된 충전 인프라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범 운영 경험을 축적해 전기버스 등 대형 상용차 대상의 충전 사업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의 결합을 대비해 무선충전 시스템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선택형 전기요금제’ 도입 뒷받침
한전은 스마트 에너지시티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기술과 서비스가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기반으로 바뀔 것이란 게 한전의 예상이다. 다양한 전력 정보를 도시 기능과 융합해 도시 전체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게 골자다. 에너지 효율 향상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과 안전, 복지, 환경 등 도시 전반의 생활 편의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나주 혁신도시에 ‘KEPCO형 스마트 에너지시티’를 우선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시티 인프라 조성과 함께 통합운영 플랫폼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 시흥시 스마트시티 국가 전략프로젝트에도 에너지 분야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능형 전력계량기(AMI) 보급도 핵심 신사업 중 하나다. AMI는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계다. 2020년까지 총 2250만 전 가구에 설치하면 계절별, 시간대별로 요금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요금제’가 현실화할 수 있다. 작년 말까지 700만 가구에 설치했다.
한전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와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너지 신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며 “에너지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 핵심 기술력 확보, 중소기업과 동반 해외 진출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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