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30일(15:5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리스크를 헤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좋은 회사에 싸게 투자하는 겁니다.”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VC) 운용사 아르고노틱 벤처스의 하워드 리우 대표는 “아르고노틱 벤처스는 농업기술(AgTech), 핀테크, 소프트웨어, 블럭체인, 바이오, 차량공유 등 성장 산업의 초기 스타트업에 시드(seed) 혹은 시리즈A 단계에서 투자하고 있다”며 “펀드매니저들이 스탠포드, 예일, 메사추세츠공대(MIT) 등을 갓 졸업한 창업자 및 예비창업자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맺고 있어 경쟁 VC들에 비해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펀드매니저를 고용할 때 해당 대학 졸업반의 80% 이상과 알고 지내거나 특허 등록실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등 월등한 정보수집능력을 갖춘 사람만 뽑는다"고 설명했다.
아르고노틱 벤처스는 뉴욕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리우 대표가 2016년 설립한 VC 운용사다. 초기 스타트업에 적은 액수를 투자하는 마이크로(micro) VC다. 한 회사에 약 25만~50만달러를 투자해 평균 7~8배의 원금대비 투자수익률(MOIC)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4개의 펀드를 통해 81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기업공개(IPO)까지 기다리기보다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변곡점에 투자회수(exit)에 나서는 것도 이 회사의 특징이다. “특정 규모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될 성 부른’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리스크를 지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르고노틱 벤처스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30여명의 펀드매니저와 독점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첨단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농업기술이 대표적이다. 물부족, 기후변화, 식량부족 등 지구가 직면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투자한 벤슨힐바이오시스템은 클라우드컴퓨팅과 빅테이터 기술을 활용해 농산물의 영양학적 특성과 생산량 등을 관리하는 플랫폼(CropOS)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전통적인 생산방식에 비해 농업의 효율성이 10배 높아진다는 게 아르고노틱 벤처스의 설명이다. 구글벤처스 등 유수의 VC들이 함께 투자했다.
그밖에 천연당 타가토스를 기존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는 보뉴모스(Bonumose), 농업의 전 가치사슬에 걸쳐 생산방식, 영양엔진 등 각종 데이터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회사 어그리블(Agrible) 등도 아르고노틱스가 투자한 대표적인 농업기술 기업이다. 어그리블의 경우 지난해 4월 투자한 지 3개월만에 캐나다 비료회사 뉴트리언에 인수돼 아르고노틱은 2.4배의 MOIC에 3034%의 IRR(내부수익률)을 기록했다.
초기단계 기업에만 투자하는 건 아니다. 아르고노틱은 엘론 머스크의 우주업체 스페이스X,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 제시카 알바가 설립한 친환경 뷰티회사 어니스트컴퍼니 등 유니콘에도 투자했다. 리우 대표는 “이미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에도 함께 투자해 위험대비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고노틱 벤처스의 주요 출자자(LP)는 홍콩, 대만, 중국의 대기업 가문들이다. 리우 대표도 LP로 직접 참여하고 있다.
리우 대표는 “아르고노틱은 투자자가 원하는 포트폴리오에 맞춤형으로 투자할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의 재무적투자 뿐 아니라 한국의 대기업들이 미국 등 선진국의 유망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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