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덕에 정책 불확실
·포퓰리즘 업은 스트롱맨 등장
·기술발전에 따른 단기적 요동
·인플레 다시 고개 들 가능성
[ 김현석 기자 ]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9’에 운집한 세계적 투자자들이 주목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은 무엇일까. 투자자들은 △인구구조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확산되는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빠른 기술 변화 △인플레이션 위험 등 다섯 가지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1) 인구구조 변화
중국까지 고령화가 심각하다. 각국의 고령화로 산업 구조가 바뀌고 투자 대상이 변화하고 있다. 페니 폴리 TCW그룹 매니징디렉터는 “각국에서 인구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장기 투자자들은 반드시 이런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앤드루 와인버그 브라이트스타캐피털 창업자는 “창업자가 은퇴할 때가 됐지만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기업이 많다”며 “이로 인해 기업을 사고파는 사모펀드(PE)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짐 젤터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공동사장은 “베이비부머 은퇴 등 인구구조 변화로 연기금 등에 은퇴자금이 쌓이면서 채권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2) 트럼프 미 대통령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미국은 향후 2주 안에 결론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딜이 아니면 타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아탄시오 크레슨트캐피털 공동창업자는 “미·중 무역협상은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대니얼 얼진 IHS마킷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원유 시장의 빅플레이어”라며 “이란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에 대한 제재와 유가가 오르면 나오는 트윗 등으로 유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3) 확산되는 포퓰리즘
포퓰리즘 확산으로 각국에선 ‘스트롱맨’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 마이클 힌츠 CQX그룹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확대됐다”며 “이 때문에 포퓰리즘이 확산되면서 자본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톰 핀크 베어링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포퓰리즘의 원인은 부의 불평등”이라며 “포퓰리즘은 정치 시스템에 영향을 주고 결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 빠른 기술 변화
신기술에는 투자자금이 몰린다. 하지만 다른 신기술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투자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 바트 터틀붐 APQ글로벌 CEO는 “기술 발전에 따른 지나친 단기 변화가 오히려 투자를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이 기술 발전의 빠른 속도 때문에 투자 결정을 늦춘다는 것이다. 멕 휘트먼 퀴비 CEO는 “기술 발전과 세계화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경영자로선 결정을 내리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고 했다.
(5) 인플레이션 위험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연 3%를 넘고 있지만 물가는 미 중앙은행(Fed) 목표치인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스터리”라고 얘기할 정도다.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회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하면서 Fed가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 매니징디렉터는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해 다른 주장도 나오지만 결국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베벌리힐스=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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