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 박차
[ 이고운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 2일 오후 3시55분
효성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효성티앤에스(효성TNS·옛 노틸러스효성)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금융 자동화기기를 개발·제조 및 판매하는 금융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총수 일가가 전체 지분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국내 일부 증권사들과 접촉해 효성티앤에스의 상장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효성그룹이 이 회사를 상장시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낮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그룹 계열의 진흥기업과 효성캐피탈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도 지배구조 정리 및 사업 재편 과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986년 설립된 효성티앤에스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문 변호사와 조현상 그룹 총괄사장이 14.13%씩 모두 42.3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30% 이상인 상장사(비상장사는 20% 이상)’와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킬 경우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IPO를 통해 효성티앤에스의 총수 일가 지분율을 대폭 낮추면 이 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7250억원에 영업이익 439억원, 순이익 259억원을 냈다. 작년 매출은 2017년(6051억원)보다 19.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221억원)보다 98.3%, 순이익도 전년(71억원)보다 267% 급증해 효성그룹의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비수기인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 93억원을 냈다.
2017년 초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이 취임하며 3세 형제경영 시대를 연 효성그룹은 지난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총수 일가의 검찰 수사 및 재판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중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저촉되는 계열사를 다수 보유한 곳 중 하나로 효성그룹을 지목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엔 효성그룹이 조 회장의 개인회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 지원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참여연대가 회사 자금으로 변호사비를 충당한 의혹을 제기하며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과 조 회장 부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에서는 효성그룹 세무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한편 효성그룹의 건설 계열사로 올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진흥기업은 매각 절차를 앞두고 있다. 지주사 전환 후 2년 내에 금융 계열사를 정리해야 하는 현행법에 따라 효성캐피탈 지분 매각 작업도 조만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