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에 쏟아진 '쓴소리'
[ 김익환 기자 ]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진전 없이 ‘공회전’하고 있다는 비판이 2일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도 쏟아졌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경영계와 노동계의 균형을 맞춰 대화와 논의를 진행했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하지만 포럼에 참석한 다수의 포럼 회원은 “경사노위가 노동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했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경사노위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국내 노동관계법 개정 문제를 논의하면서 노동계 의견을 상당수 반영했다”며 “반면 경영계가 요구한 핵심 사안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사노위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권고안에서 노동계의 핵심 요구안인 해고자·실직자의 노조 가입허용 등을 담았다. 하지만 경영계가 요구한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과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현 정부가 경영계를 배려한 노동정책은 식비와 교통비 등 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한 것이 유일하다”면서도 “산입범위 확대를 고려해 지난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확대 효과가 상쇄됐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해 작년에 열린 최저임금위원회는 인상률(10.9%)을 결정할 당시 산입범위 확대를 반영한 임금 보전을 위해 1%포인트를 추가로 반영했다는 게 김 부회장의 설명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사노위가 대화의 진전을 보려면 노사가 쟁점사안을 좁혀갈 수 있는 실질적 이슈를 다루는 게 바람직하다”며 “노사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노동법 개정안 같은 것을 주제로 정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임금격차를 논할 때 ‘차이’와 ‘차별’을 구분해야 한다”며 “업무 강도에 따른 차이 때문에 임금이 다른 것을 놓고 차별이라고 규정해 놓고 임금 문제를 다루면 혼선이 발생하고 노사 간 협의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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