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데리고 운전하다가 "쪽바X" 등 상상도 못할 욕설을 들어야 했던 이른바 '진천 쌍욕남' 피해자의 남편이 사건 이후 근황을 전했다.
남편 A씨는 "작년 10월 즈음 지프 레니게이드 운전자에게 벌금 100만 원이 부과됐다"면서 "민사 소송을 진행하려 했는데 개인 사정으로 포기했다"고 밝혔다.
A씨는 "레니게이드 차주의 사과 같은 건 없었다"면서 "이제 받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아이들 걱정을 해주셨는데 올해 7살 5살이 됐다"면서 "어린이집도 잘 다니고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놀라운 건 아이들이 그때 그 사건을 아직 기억한다는 것이다"라면서 "한번은 빨간 SUV 지나가니까 옛날에 엄마가 빨간차 아저씨한테 혼났었다고 말해서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A씨는 "레니게이드 차주 지인이 합의금이 너무 커서 합의를 할 수 없었다고 글을 남긴 걸 봤다"면서 "사실 무근이다. 레니게이드 차주는 형사조정 신청 해 놓고 제가 나갔을 때 나오지도 않았으며 만나거나 통화한 적 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A씨가 지난해 9월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내가 당한 사건을 폭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빨간색 지프 레니게이드 차량을 운전하던 남성은 6살, 4살 아이들을 태우고 가던 여성 운전자에게 "쪽바X", "개같은 X" 등의 거친 욕을 거침없이 내뱉었으며 이 모습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보는이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지프 쌍욕남'이란 별명을 얻은 이 운전자는 아파트 입구를 막아선 것에 여성 운전자가 경적을 울리자 차에서 내려 다가온 후 "아까부터 빵빵거리는데 쪽바리 이 XXX이, 일본차 타고타니면서 똑바로 개같은 X이 XX떠네"라고 쌍욕을 퍼붓는다.
아이들이 놀랄까 봐 걱정된 여성은 '네, 네'라고 대답할 뿐이다.
남성은 연이어 "너 쪽바리냐? 너 일본사람이지?XXX이...X가리를 확"이라고 협박한다.
여성이 "고소하겠다"고 하자 "고소해!"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뒤늦게 아내가 겪은 사건을 듣고 블랙박스 영상을 본 A씨는 "여성과 아이만 있다고 저런 쌍욕을 하다니 진짜 비겁하고 나쁜X이다"라며 분노하며 모욕죄로 고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영상 공개 후 차량 커뮤니티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차량에 대한 수배를 내렸으며 운전자는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한적한 공터에 차를 방치하거나 커버를 씌워두기도 했다.
지역 주민 B씨는 레니게이드 차량 운전자가 인도 등에 불법 주차를 할 때마다 이를 앱을 통해 신고하고 이런 사실을 공유하는 상황이다.
B씨는 한경닷컴에 "레니게이드 운전자가 상습적으로 불법 주차를 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신고를 하기 시작했다"면서 "사과하라는 종이를 차 앞에 붙여두고 나중에 보니 바닥에 갈기갈기 찢어서 버려놨더라. 늦었지만 꼭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평상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을 그것도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그런 일을 당했기에 그 기억을 오래 혹은 평생 간다. 그 나쁜 기억을 잘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서 좋은 기억으로 변환시켜 줘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니면 아이들은 빨간 차만 보면 그때 일을 생각하게 될거고 혹은 빨간 차 타고 다니는 사람보면 그 사람은 나쁜사람이야 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진천 쌍욕남이 이 글을 본다면 자신의 욱하는 성격 때문에 아이들이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사과도 때가 있는데 그 시기를 놓친 것 같다. 아이들에게 꼭 미안하다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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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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