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의 새주인이 된다. 가격뿐만 아니라 협업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크고 이해상충 문제도 가장 적었다는 평가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고배를 마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이날 한앤컴퍼니를 롯데카드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롯데지주 등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전체 지분(98.7%) 가운데 80% 정도다. 거래금액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100% 전체 지분가격 기준으로 1조8000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책정됐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의 2대 주주로 남아 한앤컴퍼니와 협업을 이어가게 된다.
한앤컴퍼니는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비해 자금력 등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과감한 베팅으로 롯데카드의 인수전에서 승자가 됐다. 롯데그룹이 협업을 위해 제시한 조건들을 받아들인 것도 인수자로 낙점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의 기존 인력들의 고용승계와 롯데그룹의 이사회 참여 등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한앤컴퍼니와 힘을 합쳐 유통 계열사와의 협업이나 빅테이터 등 신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기획 등을 통해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올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앤컴퍼니가 투자한 다수의 기업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을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카드는 장기 투자를 전략을 쓰는 한앤컴퍼니가 인수하기에 적합한 매물”이라며 “추후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다수의 인수자가 있다는 점에서 자금 회수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은 JKL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JKL파트너스는 호텔롯데 부산롯데 롯데역사 등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52.47%에 대해 3000억원대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을 추진해 왔다.
이동훈/유창재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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