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디크 칸 런던 시장과 미세먼지 해결책 논의

입력 2019-05-03 15:54   수정 2019-05-03 15:57


중동·유럽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시청에서 사디크 칸 영국 런던시장과 면담하고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등 미세먼지 대책에 관해 논의했다. 박 시장은 “최근 칸 시장님과 관련해 두 개의 뉴스를 감동적으로 봤다”며 “하나는 런던 전체를 국립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초저배출구역(ULEZ·ultra-low emission zone)을 운영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칸 시장은 취임 후인 2017년 런던 중심부 혼잡구역에 별도 통행료 제도를 신설했다. 이어 지난달 8일에는 혼잡구역을 초저배출구역으로 지정해 이를 어기는 노휴경유차에 대해 혼잡통행료 뿐 아니라 12.5파운드(1만9000원)의 벌금을 추가로 물렸다. 서울시도 오는 7월부터 사대문 안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할 계획이다.

칸 시장은 작년 2월 2050년까지 런던 면적의 50%를 자연 공간으로 조성해 ‘국립공원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도 나무를 3000만 그루 심고 있지만, 런던 전체를 공원으로 만드는 건 어마어마한 계획”이라며 “서울도 7월부터 도심 한가운데 노후경유차 등의 통행을 제한하는 정책(녹색교통진흥지역)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칸 시장은 “대기질 문제는 보건과도 연결돼 있어 우리는 ‘숨은 살인자’라고 부른다”며 “서울·파리와 같이 차량등급제를 도입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답했다. 칸 시장은 “현재 런던 면적의 50%를 녹지 구간으로 바꾸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개발업자들이 콘크리트(건물)를 세우려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정책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 시장과 칸 시장은 인권변호사 출신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칸 시장은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첫 무슬림계 런던시장이다. 지난 1997년부터 8년여동안 인권변호사로 일하다 노동당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지난 2016년 5월 시장으로 취임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칸 시장을 서울시에 정식 초청했다. 칸 시장은 오는 10월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 대기질 포럼에 박 시장이 발표자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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