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수수료 인하에 돈 안되는 기프트카드 혜택 자른다

입력 2019-05-07 10:31   수정 2019-05-07 10:32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로 비용 절감에 나선 카드업계가 수익이 크지 않은 기프트카드 사업 혜택 축소에 나섰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오는 6월 3일부터 기존에 10만원권 이상 기프트카드에서는 받지 않았던 배송비를 구매 금액에 상관없이 모두 건당 2000원의 배송비를 부과하기로 배송비 기준을 변경했다.

은행 지점을 통해 기프트카드를 판매하는 은행계 카드사와 달리 기업계 카드사들은 기프트카드 발급 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롯데카드가 지난 2월 22일부터 삼성카드와 동일한 기준으로 배송비를 부과하면서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 모두 고객이 배송비를 부담하게 됐다.

롯데카드는 기프트카드 배송비를 올린 데 이어 이번에는 발급수수료도 인상한다. 6월 3일부터 스타일 기프트카드 구매 시 발생되는 발급수수료를 기존 건당 500원에서 건당 1500원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무기명 선불카드인 스타일 기프트카드는 평범한 기프트카드 대신 고객 자신만의 이미지가 담아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상에서 하나 뿐인 카드 제작이 가능해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에게 선물하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번 발급수수료 인상은 발급원가 인상에 따른 수수료 변경 적용"이라며 "이미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타사 수준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기프트카드 혜택 축소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갑작스럽게 기프트카드 발급수수료에 배송비까지 더 내야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결정은 비용 절감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기프트카드는 수익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반면 발급수수료와 배송비 등 감당해야 할 비용은 커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올해 1월 21일부터 기프트카드의 판매를 아예 접었다. 판매 비중도 크지 않을 뿐더러 실제 판매가 이뤄지는 영업점에서는 기프트카드 판매, 자재관리 등 업무 부담만 가중된다는 판단에서다.

한 번 발급 받으면 몇 년을 사용하는 신용카드와 달리 기프트카드는 처음 발급받을 때 충전한 금액만큼만 사용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아 발급비용은 신용카드와 비슷한데 사용액은 적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기프트카드를 사용하고 환불받지 않은 잔액을 카드사의 수익으로 챙길 수 있었으나 2016년부터 선불카드를 60% 이상 사용하면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도록 약관이 바꼈다.

그나마 있던 수익도 2017년부터는 여신금융협회가 만든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도록 금융 당국이 독려하고 있어 남는 수익이 거의 없다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프트카드 혜택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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