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ESG 자산 30조弗 돌파"

입력 2019-05-07 17:36  

ASK 2019
15~16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서 개최

"ESG 활용해 초과수익 실현"
글로벌 운용사 전략 집중소개



[ 유창재 기자 ]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 투자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투자업계의 주류로 완전히 자리잡았습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미국 핌코의 올리비아 알브레히트 전무는 7일 “ESG 투자 자산이 지난해 세계적으로 30조달러(약 3경5000조원)를 넘어섰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는 15~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ASK 2019-글로벌 사모·헤지펀드·멀티애셋 투자 서밋’을 앞두고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다.

헤지펀드·멀티애셋을 주제로 열리는 ASK 2019 둘째날 행사에서는 핌코, 아메리칸센츄리, 로베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펀드분석회사 모닝스타 등이 ESG 투자 전략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핌코는 1991년부터 ESG 평가를 채권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ESG 투자가 위험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핌코의 애널리스트들은 2500개에 달하는 채권 발행사의 ‘ESG 스코어’를 평가하고 있다. 환경, 지배구조, 사회책임 등의 분야에서 경쟁사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 개선하려는 노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평가해 계량화하고 이를 투자에 활용한다.

알브레히트 전무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업은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확대하고 개선 여지가 있는 회사는 ‘관여(engagement)’를 통해 ESG 스코어를 높이도록 한다”고 말했다. “평균을 크게 밑도는 회사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네덜란드계 자산운용사인 로베코는 ESG 요소를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적용해 초과수익(알파)을 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아넛 반 레인 로베코 아시아투자본부장은 “매출 증가율, 마진, 자본비용 등의 변수를 ESG 요소에 따라 조정해 기업가치를 산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균적으로 ESG 분석에 의해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경우가 12~13%,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35% 정도”라고 소개했다.

정승혜 모닝스타 이사는 지속가능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 △환경 및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 강화 △투자자 요구 증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정 이사는 “전체 개인투자자의 64%, 밀레니얼(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투자자의 75%가 최근 5년간 ESG 투자를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ESG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SG 투자가 실제 초과수익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아메리칸센츄리의 기욤 마스코트 ESG스튜어드십 헤드는 “분석 결과 ESG 포트폴리오가 일반 포트폴리오에 비해 높은 수익을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과수익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정 이사는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컸던 지난해 ESG 펀드들이 월등한 실적을 올렸다”며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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