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이하 '소형 프리미엄' 밥솥 인기
전체 비중 50% 돌파, 매출 견인 톡톡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전기밥솥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기밥솥 보급률은 95%에 육박하지만 6인용 이하 소형 프리미엄 밥솥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확대된 것이다.
8일 쿠쿠전자는 올 1분기 전기밥솥 매출이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밥솥 매출이 1285억원인걸 감안할 때 매출은 13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쿠쿠는 국내 밥솥 판매량의 70%를 점유하는 선두업체다.
국내 밥솥 시장은 2015년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2004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철수하면서 쿠쿠와 쿠첸이 시장을 내실있게 키웠다. 국산 전기밥솥은 아시아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산 가전제품으로 꼽힐 정도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 밥솥 시장은 정체기에 빠졌다. 쿠쿠와 쿠첸이 정수기, 전기레인지, 공기청정기 등 밥솥 이외의 제품으로 눈을 돌린 것도 이때부터다.
밥솥 판매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쌀 소비 자체가 줄어든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997년 약 3.11공기에서 2017년 1.8공기로 40%가량 줄었다. 쌀밥을 대신할 대체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밥을 해 먹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것이다. 혼수가전 1위였던 밥솥이 혼수가전 5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밥솥 매출은 지난해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밥솥 판매량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제품 당 판매 단가가 높아지면서 전체 매출이 늘었다. 1인, 맞벌이 가구 등이 확대되면서 6인 이하의 소형 프리미엄 밥솥이 매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 쿠쿠의 프리미엄 밥솥 중 6인용 이하 소형 제품 비중도 2016년 45%에서 지난해 52%로 확대됐다. 10인용 이상 전기압력밥솥이 주를 이루던 시장에서 소형 밥솥 판매가 늘어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밥솥 판매량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판매 단가를 높이는 프리미엄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프리미엄화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1인 가구, 신혼부부, 맞벌이 가구 등이 늘어나면서 6인용, 3인용의 소형 사이즈의 밥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밥솥은 단순히 밥을 짓는 용도에서 멀티쿠커로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다. 프리미엄 밥솥이 소형 밥솥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이유"라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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