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진그룹 측, 차기 총수 내부 의사 합치 안됐다고 전해와"
추가 마감 일자 넘기면 직권으로 총수 지정해 반영할 듯
공정거래위원회가 당초 오는 9일로 예정됐던 '2019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발표 일자를 오는 15일로 연기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8일 "한진그룹이 차기 동일인(총수) 변경 신청서를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았다"며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변경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소명해왔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8일 작고한 고(故) 조양호 회장을 대신해 새로 동일인을 지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지난달 24일 일단 그룹 회장직에는 올랐지만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공정위 동일인 지정을 두고는 고민이 깊은 모양새다.
공정위가 동일인을 지정하는 이유는 대기업집단에 어느 계열사까지 포함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인으로, 동일인에 따라 특수관계인이 정해지고 그 범위에 따라 기업집단에도 변동이 생긴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첫째주 공정거래법상 중점 감독 대상인 '대기업 집단’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대기업 집단은 각각 자산 5조원 이상과 10조원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자산 5조원 이상은 일감 몰아주기 등의 규제를 받고, 비상장사 중요사항이나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등을 공시해야 한다. 자산 10조원 이상이면 상호출자제한 규제를 추가로 받아 계열사 간 상호출자·신규순환출자 등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사와 보험사의 의결권 행사도 제한된다.
올해는 LG(구본무→구광모)와 두산(박용곤→박정원)의 동일인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여전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인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추가 지정일까지 한진그룹 측이 자료 제출을 미루면 직권으로 동일인 지정 여부를 검토한 뒤 그 결과를 올해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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