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눈'에 힘주는 삼성…세계 1등 소니 잡는다

입력 2019-05-09 17:37  

6400만 화소 모바일 이미지 센서 세계 첫 공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 내놔



[ 고재연 기자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400만 화소 모바일 이미지 센서 신제품을 공개했다. 인간의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뇌’ 기능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함께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육성하는 시스템 반도체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9일 세계 최초 6400만 화소 이미지 센서 신제품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사진)을 공개했다. 화소 크기를 0.8㎛(1㎛=100만분의 1m)까지 줄여 같은 크기의 제품에 더 많은 화소가 촘촘히 배열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출시된 모바일 이미지 센서 가운데 화소가 가장 높다.

권진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마케팅팀장(상무)은 “최신 스마트폰은 (카메라 공간을 최소화한) 전면 풀 스크린과 후면에 두 개 이상의 카메라를 탑재하는 것이 추세”라며 “반도체 크기를 최소화하면서도 고화소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미지 센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노하우와 장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2002년 처음으로 이미지 센서를 양산한 삼성전자가 자체 스마트폰 물량을 소화하며 글로벌 1위 업체인 소니를 바짝 추격할 수 있었던 이유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아이소셀 기술도 메모리 반도체 노하우를 응용한 것이다. 화소와 화소 사이에 ‘격벽’을 세워 렌즈를 통해 받아들인 빛이 옆 화소로 새 나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격벽을 세우는 데 성공하면서 이미지 센서의 색 재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을 만들 때 수직으로 벽을 뚫는 ‘트렌치 공법’이 있는데, 이런 메모리 반도체 노하우를 이미지 센서에 적용한 것”이라며 “초소형·초고화질 제품으로 갈수록 메모리 반도체에서 쌓은 강점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 세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한 센서 사업 육성 로드맵도 발표했다. 이미지 센서 사업은 모바일에서 전장까지 영역을 넓힌다. 삼성전자는 먼저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세계 1위인 소니를 따라잡는 게 목표다. 지난해 말에는 ‘센서 사업팀’을 새로 꾸렸다. 사업팀을 이끄는 박 부사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했는데, 이미지 센서는 2030년 이전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전장용 이미지 센서 시장도 공략한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서 주차 보조용으로 쓰이는 저해상도 모델뿐만 아니라 차선, 신호등, 속도 표지판 등을 인식하는 고해상도 센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센서 사업팀은 시각을 담당하는 이미지 센서뿐만 아니라 촉각, 후각 등까지 센서의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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